한낮의 꿈

착실한 위병: 아, ○○ 님! 린 님과는 벌써 말씀 나누셨습니까? 태초의 '낙원'

앗, 아직 안 만나셨군요. 사실은 조금 전에 린 님께서 당신을 찾고 계셨거든요. 제가 불러드릴 테니,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린: ○○ 씨……! 다행이에요, 만나게 되어서……. 잠시 드릴 말씀이 있는데, 괜찮으세요? 중대한…… 굉장히 중대한 일로 보고드릴 게 있어요.

감사합니다……! 당신이 에메트셀크와 싸우고 노르브란트에 밤의 어둠이 돌아온 뒤…… 저는 강대한 빛의 힘을 가진 '무언가'의 기운을 느꼈어요. 장소는 아므 아랭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 그래요…… '빛의 범람'으로 모든 것이 소멸된 '무의 대지'의 한가운데예요…….

제가 느낀 그것이 무엇인지…… 확증은 없어요. 하지만 강대한 죄식자일 가능성도 있으니 방치해두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두려워하지 않고 강대한 적에 맞선다면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한다는 것을 당신이 알려 주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 죄송해요……. 아무튼 그 '무언가'를 조사하기로 해서 협력을 부탁드리고자 찾아다니고 있었던 거예요.

큰일을 겪은 다음이고, 사실은 더 이상 죄식자가 얽힌 안건에 당신을 끌어들이면 안 되겠지만……. 죄식자라고 확정된 것도 아니고 싸우기로 결정난 것도 아니니까 그냥 솔직하게 부탁해 보라고…… 산크레드가 말해줬어요. 그러니까 그…… 든든한 동료로서…… 그리고 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영웅'으로서…… '무의 대지'를 조사하는 일에 동행해주실 수 있을까요……!?

 

▷ 바라던 바다!

▶ 어쩔 수 없지…….

 

린: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만약 상대가 죄식자라면 이번에는 당신을 혼자 두지 않겠어요. 다시는 그런 슬픈 기억을 갖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럼 아므 아랭의 '여행길 여관' 부근에 있는 '망루'로 가도록 해요. 거기서 산크레드와 다른 분들과 합류하기로 했거든요.

 

(망루에서 대화)

산크레드: 너라면 우리와 함께 가줄 거라 생각했다.

위리앙제: 이렇게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도 이번 조사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린: 와 주셔서 감사드려요. ○○ 씨.

산크레드: 수고스럽게 만들어 미안하다……. 하지만 '무의 대지'에 강렬한 빛을 띤 존재라고 하니 아무한테나 부탁할 수는 없겠더군. 나중에 울며 매달릴 바엔 처음부터 제대로 설명하고 부탁하는 게 나을 것 같았거든. ……협력해 줘서 고맙다.

위리앙제: 동감입니다…… 이번 조사는 어쩌면 또다시 세계의 이치에 도전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고로 반드시 당신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 또한 린에게 조사에 대한 상담을 받았을 때, 제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직감하여 동행을 자처하였지요. 제가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표적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에 말씀드리죠. ……그래도 괜찮으시겠지요?

린: 그럼 일단 예정된 사람이 모두 모였으니 어서 조사하러 출발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부유선' 준비는 다 됐나요……?

산크레드: 그래, 문제없어. 이 녀석이 있다면 '무의 대지' 어디든 갈 수 있어.

위리앙제: 당신 덕분에 노르브란트에서 빛을 몰아냈습니다만,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무의 대지'는 아직까지도 극단적으로 빛에 치우친 땅입니다. '빛의 범람'이 집어삼킨 그곳에서는 사람이 세운 도시뿐 아니라 초목과 드넓은 바다, 생명을 품은 토양까지 모두 소실되었지요……. 환경 에테르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100년간 그것들이 소생할 조짐은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산크레드: 물론 살아 있는 생물이 그 땅에 들어가면 안 좋은 영향을 받아. 우리는 사전 조사로 며칠 정도는 문제없다는 걸 알게 됐지만, 장기간 그 땅에 머무를 경우…… 그야말로 죄식자가 될 수도 있어.

이번 조사도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 지을 거지만, 혹시 모르니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짐승은 이용을 자제하고자 이 '부유선'을 준비한 거야. 이 녀석은 크리스탈 타워 안에서 발견된 유물을 중용의 공예관 장인들이 복구한 특별 제작품이다. 운전은 나한테 맡겨.

린: 참, 부유선 반입을 도와주신 상인분이 '일의 특성상, 이런 위험한 일은 오히려 대환영'이라며 계속해서 협력해주겠다고 하셨어요……. 모르드 수크에 계시니 일이 일단락되면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 씨, 준비되시면 저한테 말을 걸어 주세요. 조사하러 출발할 테니까요……!

 

(린과 대화)

산크레드: 부유선 운전은 나한테 맡겨. '무의 대지' 여행이 즐거울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위리앙제: '무의 대지'에 들어간 뒤, 만약 어딘가 불편하다고 느끼시면 바로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 몸이 이제 괜찮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린: 다 준비되셨어요……? 괜찮으시다면 '무의 대지'를 조사하러 출발하도록 하죠.

 

산크레드: 이런이런, 가도 가도 끝없는 살풍경뿐이군……. 주야장천 이런 풍경만 나오니 기분이 처질 지경이야…….

 

위리앙제: '빛의 범람'으로 인해 세계의 9할 정도가 이와 같은 '무의 대지'로 변모하였습니다. 어떤 의미로 이 광경이야말로 제1세계의 진정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산크레드: 노르브란트에서 빛을 쫓아냈다 하더라도 이 세계가 붕괴 직전이라는 건 뼈저리게 알겠군. 그런데 린…… 방향은 이쪽이 맞아?

린: 네…… 확실한 것 같아요……. 지금도 뭔가 큰 힘이 일렁이는 게 느껴져요.

 

산크레드: 그렇다면 지금은 믿고 전진하는 수밖에 없겠군……. 승객 여러분은 잠깐 눈 좀 붙여도 돼.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으니 말이야.

 

산크레드: 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맙소사, 이렇게 거대한 놈이 잠들어 있다니…….

린: 잠들어 있지 않아요. 이미 깨어났어요…….

산크레드: 저게 뭔지 알고 있어?

린: 아마도 강력한 죄식자인 것 같은데…… 대죄식자와는 어딘가 다른 것 같아요. 빛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빛 자체가 모여 있는 듯한…….

위리앙제: 빛 자체……. 그렇다면 저것이야말로 '첫 번째 개체'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늘 생각해 왔습니다. '빛의 범람'이란 어떤 현상이었을까. 어둠이 끝나고 빛이 급격히 높아진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에 대한 답은 죄식자의 '첫 번째 개체'가 생겨났다는 것이 아닐까요……?

산크레드: 저놈이 태어나서 범람을…… 전 세계에 빛의 파도를 퍼뜨렸다는 뜻인가……!?

위리앙제: 네, 아마도 그럴 겁니다……. 당시 민필리아가 나바스아렝에서 범람을 막은 것도 '첫 번째 개체'의 접근을 감지했기 때문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산크레드: 그녀가 저놈을……. 그런데 그 추론이 맞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야. '빛의 범람'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존재가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

위리앙제: 네, 무서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위기야말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요. 린…… 저 개체의 힘을 바로 감지하는 당신이라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린: 저것은 괴물이라기보다 힘 그 자체예요. 그것도 세계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대한……. 그렇기에 잘만 사용하면 모든 걸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수도…….

산크레드: 아무래도 차분하게 생각해봐야겠군. 그럼 일단 저 거대한 놈에게 이름을 붙이자고……. 부를 호칭이 없으니 의논할 때도 번거로우니.

린: 에덴…….

위리앙제: 요정어로 이상향을 의미하는 말이군요. ……그래요, 좋은 소망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산크레드: 좋아, 결정됐군. 그럼 잠시 작전회의를 할 만한 장소를 마련하도록 하자. 텐트를 칠 테니 다들 도와줘!

 

(린과 대화)

위리앙제: 너무 오래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만, 가혹한 환경이니만큼 이런 휴식 공간이 필요하겠지요……. 거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린: 휴우…… 어느 정도 설치가 끝났네요. 에덴이 눈앞에 있으니 마음이 불안했었는데…… 이제 조금 안정되는 것 같아요. 산크레드가 이 주변을 정찰하러 갔으니 돌아오는 대로 작전회의를 시작하도록 해요!

에덴의 지배자

린: 산크레드도 너무 멀리는 안 갈 거라고 했으니 곧 돌아올 거예요……. 앗, 돌아왔네요……!

산크레드: 기다리고 있었나 보군. 에덴과 그 주변을 보고 왔다.

린: 어땠나요……?

산크레드: 아무래도 에덴은 아직 잠에서 덜 깬 것 같더군.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반응이 없고 주변에도 딱히 별다른 건 없었어.

린: 다행이에요……. 완전히 눈을 뜨지 않은 지금이라면 제가 아마도…….

산크레드: ……조금 전에 하던 얘기 말이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자세히 설명해줘.

린: 빛의 힘은 말하자면 정체를 초래하는 힘이에요……. 그러니 '무의 대지'도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장소가 아니라 '모든 것이 정체된 곳'일 거예요……. 물론 살아 있는 생물은 에테르의 균형이 부족해지면서 완전히 붕괴해 버렸겠지만……. 물이나 불, 흙과 바람…… 그런 속성의 환경 에테르는 정체되어 있을 뿐, 아직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니, 여기 와서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에덴이 그 정체를 초래했다면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일도 가능할지 몰라요. 저는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어요. 에덴을 지배하고 그 힘으로 '무의 대지'를 다시 한번 바꾸는 거예요……!

산크레드: 그놈을 지배한다고……? 그런 일이 정말 가능해?

위리앙제: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에덴이 이곳에서 정지된 채로 있다는 것이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민필리아가 나바스아렝을 지켜낸 이후로 '빛의 범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발생 원인이었던 에덴을 막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에덴이 사라지지 않고 이곳에서 정지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용되었던 수단은 파괴가 아니라 어떠한 간섭…… 일종의 제어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겠지요.

산크레드: ……이것 역시 그녀가 계속 밝혀온 희망의 등불이란 얘기인가.

위리앙제: 죄식자를 복종시킨 돈 바우스리라는 전례도 있습니다. 민필리아의 의지와 힘을 이어받은 린이라면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 정말 할 수 있겠어?

▶ 너무 위험해…….

 

린: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세계를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산크레드: 린, 네 생각은 잘 알겠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둔 방법이라도 있어?

린: 일단…… 에덴이 지닌 빛은 어떤 중심점을 에워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심핵이나…… 중추 같은…… 그런 곳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든 그곳으로 갈 수만 있다면 탈로스에 에테르를 주입해 작동시켰을 때처럼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위리앙제: 흠……. 그렇다면 제가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린이 느끼고 있는 에덴의 핵…… '에덴 중추'로 흐르는 힘의 흐름을 지맥으로 보고 전송장치로 갈 수 있는 침입 경로를 만드는 것이지요.

다행히 수정공의 지시로 크리스타리움의 자치 조직인 '수정회'의 협력을 받아 몇 가지 마기를 제공받았습니다……. 저에게 약간의 시간과 린의 힘을 빌려주신다면 에덴 중추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해놓겠습니다. 제어할 때에도 당신의 에테르를 증폭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는 마기를 설치하도록 하지요. 조종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린: 대단해요……! 위리앙제는 그런 일도 할 수 있군요……!?

위리앙제: 에테르학과 마기 취급에 정통했던 어릴 적 친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옆에서 열변을 토하곤 했었죠…….  저한테도 희망의 등불을 밝혀준 여성이 있었다는…… 그런 뜻이겠지요.

산크레드: 그렇다면 이제 누가 진입할지 정해야겠군……. 에덴 중추에는 수호자나 방어 기구가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거다. 그러니 그걸 감안해서 ○○…… 네가 앞장서 줄 수 있을까?

린: 산크레드!? 안 돼요, 그게 죄식자와 비슷한 존재라면 ○○ 씨가 관여해서는……!

산크레드: 알고 있어……. 나 역시 이 녀석이 빛을 몸에 축적시킨 결과가 어땠는지 잊어버린 게 아니야……. 하지만 알리제도 말했었잖아. 가망도 없는 일을 약속하는 건 배려가 아니라고……. 상대가 대죄식자급인 이상, 누가 이 일을 해낼 수 있겠어?

린: 그럼 제가……!

산크레드: ……그래, 맞아. 너도 열심히 해야 해. 스스로 원해서 가는 길이라면 더욱더. 잘 들어,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침착하게 주변에 있는 모든 빛을 계속 감지하도록 해. 에덴 자체의 빛, 그리고 우리 모두의 빛을……. 그리고 만약 이변이 있다면 바로 보고해. 이 조사는 자칫 잘못하면 한순간에 전멸할 위험성이 있다. 미리 그걸 감지해서 피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린: ○○ 씨만 괜찮으시다면…….

 

▷ 걱정 말라고!

▶ 위험을 감지해준다면…….

 

린: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위리앙제: 그럼, 저도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 후에 ○○ 님의 전투 준비가 끝나는 대로 전송장치를 통해 에덴 중추로 진입을……. 안에 있을 때 바깥과 연락할 수 있도록 크리스타리움에서 빌린 링크펄을 드리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탑에서 발견한 유물을 수리한 거라 정밀도는 떨어집니다만…… 없는 것보단 낫겠지요.

 

산크레드: 불이 안 붙는군……. 속성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인가……. 이런 세계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겠다니, 린도 참 대범하군그래. ……함께 협력해주자고, ○○.

위리앙제: 전송장치는 다 설치했습니다. 산크레드 말대로 장애물이 많을 수 있습니다…… 모쪼록 조심해서 진입해 주십시오.

린: 이 자리에 서 있으면 에덴 전체의 힘의 흐름을 알 수 있어요. 뭔가 감지하게 되면 조금 전 그…… 링크펄로 바로 연락드릴게요!

 

(희망의 낙원 에덴: 각성편 1 공략 후)

위리앙제: 분신을 수호자로 만들다니…….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셔서 일단 다행입니다.

산크레드: 수호자가 나타나 에덴의 힘의 흐름이 변하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내부로 전송이 안 됐어. 널 엄호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린: 어서 오세요……! 저, 저기, 그대로 잠시만 가만히 계셔 주세요……! ……다행이에요. 당신 몸에 빛이 축적되진 않은 것 같아요. 분신이었기 때문일까요……. 당신 덕분에 수호자는 소멸되었어요……. 이제 에덴 지배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다 같이 에덴 중추로 가요!

 

산크레드: 자, 여기서부터는 린이 힘을 보여줄 차례다. 저 녀석의 결의와 각오…… 너도 지켜봐주길 바란다.

위리앙제: 보시다시피 제어용 마기 설치는 완료했습니다. 이제 최종 조정만 남은 상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린: ……위리앙제의 최종 조정이 끝나는 대로 에덴 지배를 시작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반드시 성공시킬 테니까요……!

위리앙제: 이쪽 조정은 끝났습니다. 린, 맡겨도 되겠습니까?

린: ……시작할게요.

 

산크레드: 에덴이 몸을 떨고 있나?

위리앙제: 자신을 지배하려는 린에게 저항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행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린: 크윽…… 질 수 없어……!

(넘어지는 위리앙제)

산크레드: 위리앙제!?

위리앙제: 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린이…….

 

린: 내 말을…… 들어!

산크레드: 이번에는 엄청 커! 이건…….

 

(움직이기 시작하는 에덴)

다가오는 어둠

산크레드: 밖에는 안 보이지만, 이 감각…… 설마…….

위리앙제: 큰 흔들림은 어느 정도 멈춘 것 같습니다만…….

린: …… 아…… ○○ 씨. 괘, 괜찮아요…… 지배는 끝났을…… 거 예요……. 아, 아뇨, 그러니까…… 지배를 할 수 있게 된 건 맞는데, 명령을 전달하는 게 아직 어려워서……. 에덴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어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조금 전 그 흔들림은……?

린: 영문을 모르겠는데 에덴이 떠올라 버렸어요……. 지금은 거점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어요.

위리앙제: 흠…… 신중하게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겠군요…….

 

(위쪽에서 붉은 빛이 깜박임과 동시에 들려오는 경보음)

산크레드: 무슨 소리지!? 린!

린: ……위쪽이에요. 에덴의 상공에서 뭔가가 습격하고 있어요……!

위리앙제: 상공에서 다가오는 적이라면…… 죄식자인가요?

린: 아마도 아닐 거예요. 만약 죄식자였다면 제가 감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이건 뭔가 다른…………앗!?

산크레드: 이번엔 또 뭐야……!

린: 에덴 내부에도 뭔가가 침입했어요! 끊임없이 전송되어 여기 중추 쪽으로 오고 있어요……!

산크레드: 목적이 뭐지……? 이 타이밍에 나타난 걸 보니 변변찮은 놈이겠지만.

위리앙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산크레드: ……위리앙제는 나와 내부의 침입자를 확인하러 가자. 이상한 놈들이면 그 자리에서 해치우자고. ○○ , 넌 밖으로 나가서 상공에서 공격한다는 습격자에 맞서줘. 린은 계속해서 에덴 제어에 전념하며 ……우리의 엄호를 부탁해.

린: 아, 알겠어요……! 일단 내부 곳곳과 상부로 가는 전송망을 개방해 볼게요. 그것을 이용해서 이동해 주세요……!

산크레드: 알겠어. 위리앙제, 가자……!

린: ○○ 씨는 앞쪽에 있는 전송진을 이용해서 에덴 위쪽으로 가세요……! 갑판을 생성할 테니 요격을 부탁드립니다……!

린: 에덴…… 부탁이야, 내 말을 들어……!

 

(희망의 낙원 에덴: 각성편 2 공략 후)

린: ○○ 씨, 괜찮으세요……!?

산크레드: 내부에 침입한 놈들은 모두 정리했어. 이쪽 세계에서는 본 적 없는 기묘한 마물이긴 했는데…….

 

???: 아, 아직이다…… 아직 지지…… 않았어…….

 

정체불명의 습격자: 분하다…… 빛의 힘……. 또다시…… 앞길을 막는 것이냐……. 

 

(전투 태세를 취하는 일행을 막아서는 린)

린: ……당신은 대체 누구죠? 왜 공격한 건지 알려 주세요……!

정체불명의 습격자: 우리는…… 나는…… 우, 우욱…………! 모, 모르겠어……. 나는…… 왜…… 당신은………….

 

린: ……기절한 것뿐에요. 하지만 이 사람…… 에테르가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데…….

산크레드: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녀석은 아닌 것 같군. '무의 대지'의 상공을 나는 에덴의 존재를 알고 공격해온 거니 말이야…….

위리앙제: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할 만한 사람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군요……. 린의 판단대로 죄식자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 님과 주고받던 그 힘, 어쩐지 두려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크레드: ……아무튼 이 녀석은 에덴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지금은 어떤 정보라도 알아 둬야 할 때다……. 이자를 경계하면서 눈을 뜰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내가 거점으로 운반해 놓겠다. 그러면 되겠지?

 

린: ……저 사람은 산크레드에게 맡겨놓으면 괜찮을 거예요. 우리는 일단 에덴 중추로 돌아가요.

 

(에덴 중추에서 린과 대화)

위리앙제: 저와 산크레드가 싸웠던 마물과 당신이 싸운 습격자가 조종하던 사역마는 린의 말을 들어 보니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린: 일단 습격자를 요격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제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정신이 없긴 하지만, 에덴을 통해 싸움을 지켜볼 수 있었어요……!

위리앙제: 그걸 보니 검은 갑옷을 입은 습격자는 공간을 찢는 듯한 기술을 이용해 괴물을 불러와 싸우게 하더군요. ……린,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린: 적어도 제가 감지할 수 있는 것…… 빛과 관련된 존재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조금 전 습격자에게 다가갔을 때는 신비한 감각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는 에메트셀크와 가장 비슷한…….

위리앙제: 아씨엔…… 내지는 조디아크와 관련 있는 자……? 어둠 쪽에 있는 존재라는 뜻인가요…….

린: 확실히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서 에덴 제어에 꽤 익숙해졌어요. 제어하면서 알게 된 것도 있으니 다시 한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해보기로 해요!

위리앙제: 흠, 린은 무엇을 알게 된 것일까요……?

소용돌이, 재대결

린: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본래의 목적……. 에덴을 이용해 '무의 대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일에 대해 상담을 드리고 싶어요.

위리앙제: 물론입니다. 에덴을 제어하면서 알게 된 것을 저희에게도 알려 주십시오.

린: 네……. 제어하기 위해 에덴과 연결이 되니 그 힘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빛의 범람'의 진상도……?

린: ……틀림없어요. 저희 추측대로 에덴이 방출해낸 힘에 의해 모든 환경 에테르가 정체되어 버린 상태예요.

위리앙제: 그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일은…… 가능할 것 같습니까?

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활발과 정체는 타오르는 불과 머무르는 열이 있듯이 모든 속성이 처음부터 갖고 있는 요소……였잖아요. 에덴의 힘은 엄밀히 말하자면 그 균형을 강제로 바꿔 버리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명령하지 않으면 '빛의 범람' 때처럼 모든 것을 정체의 극치로 몰고 가겠지만…… 저희가 제어한다면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무의 대지'를 재생시킬 수 있을지 저는 도저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위리앙제, ○○ 씨, 부디 지혜를 빌려주시겠어요……?

위리앙제: 물론입니다. 어른이란 이렇게 의지해올 때 도움을 주기 위해 당신들 앞을 걸어가고 있는 존재니까요……. 저 역시 당신이 고민하고 있는 대로 무턱대고 정체를 제거한다고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가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불을 피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바람이 필요하듯이…… 사물은 밀접하게 서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린: 그럼 어떻게 하면……?

위리앙제: 일단 거점으로 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산크레드만 빼놓을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거점에서 위리앙제와 대화)

린: 텐트 안에 검은 갑옷을 입은…… 그 사람이 있는 거죠? 신경은 쓰이지만 지금은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그 습격자는 아직 안에서 푹 잠들어 있어. 당분간은 깨어날 것 같지 않아.

위리앙제: 자, 우리는 갑작스럽게 세계 재생의 가능성을 얻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검토하도록 하죠.

산크레드: 에덴의 힘에 대해서는 나도 들었는데…… 위리앙제 선생님은 이미 작전 방침까지 세운 건가?

위리앙제: 그렇습니다…… 계획의 전모까진 아니지만, 일단 시도해 볼 만한 건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무의 대지'는 광대합니다. 이런 곳에서 무턱대고 정체된 환경 에테르를 해방시킨다 해도 사막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대지를 영속적으로 부활시키려면 속성을 하나씩…… 서로의 존재를 자극시킬 수 있는 순서대로 활성화시켜 나가는 것이 유효할 듯합니다.

린: 그렇군요…… 아까 말했던 불에는 바람이 필요하다는 얘기 같은 거군요. 정말, 잘만 하면 자연이 계속해서 순환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특정 속성만 활성화시키는 일을 에덴이 할 수 있을까요…….

위리앙제: 활성화시킬 속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땅으로 이동하여 에덴의 힘을 발동시키면 자연히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때 중요한 건 한 번 극한의 상태까지 정체를 제거해 속성을 가장 활발한 상태로 만드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면 활성화된 속성의 에테르가 지맥을 타고, 눈 깜짝할 새에 각지로 널리 퍼질 것입니다.

산크레드: 그래도 괜찮은 건가? 어떤 속성이든, 너무 활발해지면 재해를 일으키는 것이 섭리잖아.

위리앙제: 네, 그렇습니다……. 따라서 목적을 달성한 후에 어느 정도까지 진정시킬 필요가 있지요……. ……자, ○○ 님. 속성이 가장 활발한 상태…… 즉, 거칠고 난폭한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바람이라면 폭풍우, 물이라면 해일…… 그것들을 상징하는 모습을 당신이라면 떠올릴 수 있지 않습니까?

 

▷ 혹시……

▶ 야만신……?

 

위리앙제: 그렇습니다…… 바람신, 수신, 화염신 등의 이름을 가진 야만신들입니다.  에덴이 속성 에테르를 활성화시키면 그와 동시에 스승 루이수아가 이용한 강신 의식의 술식을 전개할 테니 당신은 그 야만신들의 모습을 강하게 떠올리십시오……. 그러면 활성화된 속성이 야만신과 비슷한 모습으로 재현될 겁니다. 그다음에는…… 날뛰는 그들을 쓰러뜨리면 됩니다. 활성화된 속성이 적당히 옅어지면서 좋은 환경이 될 것입니다.

린: 쓰, 쓰러뜨리면 된다고요……? 쓰러뜨릴 수 있나요…… 그것을……?

 

▷ 물론 쓰러뜨릴 수 있어!

▷ 자신은 없어……

▶ 어, 어른이니까……

 

위리앙제: 물론 이번 강신 의식은 실제가 아니라 힘에 형태를 부여하는 정도로 재현한 의식입니다. 폐해에 대해서도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이 '난 이 야만신을 이긴 적이 있다'고 강하게 생각한다면 아무리 강대한 자연의 힘이라 해도 당신이 쓰러뜨릴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산크레드: 나도 ○○, 네 승리를 의심하지는 않아. ……그래서 첫 번째 속성은 어떻게 할 거지?

위리앙제: 모든 생명의 원천이 되는 힘, 물속성부터 시작해야 합니다.그리고 물속성과 결속력이 강한 땅은 과거 노르브란트의 서쪽에 존재했던 대해구……. 세계에서 가장 깊은…… 아니, 깊었던 곳입니다. 

린: ……알겠어요. 그곳까지 에덴으로 날아가도록 하죠. 빛을 조절하며 속성을 활성화시키는 역할도…… 해보겠어요.

위리앙제: 부탁드립니다. 저는 강신 의식의 술식을 전개하도록 하죠…… 최대한 힘을 제어시킨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산크레드는 습격자를 계속해서 감시해주시겠습니까……? 눈을 떴을 때 무슨 일인지 사정을 들어야 한다면 그 일은 제게 좀 힘겨울 듯합니다.

산크레드: ……알겠다. 뭔가 진전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지. '무의 대지' 재생의 첫걸음이니……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그나저나 지금까지 수많은 야만신을 물리쳐왔던 네가 이번엔 그 야만신의 소환자가 될 줄이야……. 딱히 네 걱정은 하지 않지만, 자신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야만신에 흥미가 없진 않아. ……건투를 빈다.

산크레드: 너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 그리고 네가 서 있는 한, 네 뒷모습을 보고 있을 린도 열심히 널 따라잡으려 노력할 거다.

 

(에덴 중추에서 린과 대화)

위리앙제: 처음에 활성화시킬 속성은 물. 그러니 '수신 리바이어선'을 상상해야 합니다. 현지에 도착하면 잘 부탁드립니다. 

린: 대해구까지 이동하는 건 제게 맡겨주세요. 자유롭게 날 수 있게 된 에덴으로 눈 깜짝할 새에 도착할 수 있어요……!

……목적지에 도달. 환경 에테르를 정체로부터 해방하여 물속성 활성화 실시……! ○○ 씨, 나타나야 할 야만신을 상상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물이 거칠게 날뛰는 모습…… 수신 리바이어선과의 격투를 강하게 떠올렸다……!)

린: 에덴의 제어도 안정적인 상태예요. 대해구에 발판을 생성할 테니 전송진으로 이동을……! 날뛰는 물의 화신을 쓰러뜨려 주세요……!

위리앙제: 강신 의식 재현에 성공했습니다. 당신이 생각한 모습으로 물속성이 구현되었을 것입니다……!

 

(희망의 낙원 에덴: 각성편 3 공략 후)

위리앙제: 재현된 리바이어선의 토벌,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린: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에덴을 통해 보고 있었는데, 엄청난 전투였어요……. 그게 바로 원초세계의 '야만신'이군요……. ……전에 싸웠던 리바이어선과 조금 달랐다고요? 그건…… 왜일까요……?

위리앙제: 원래 수신 리바이어선은 사하긴족의 신앙과 소원으로 구현되었던 신이지만…… 이번엔 그런 요소 없이 거친 물의 모습만 반영됐기 때문일 겁니다. 또한 ○○ 님이 지금껏 봐왔던 물속성의 힘이 수신 리바이어선뿐만은 아니었을 테니 그 모든 이미지가 모두 섞였을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 결과, 원초세계의 수신과 비슷하지만 다른, 별개의 리바이어선이 만들어진 거라 생각됩니다.

린: 그렇군요……. 하지만 ○○ 씨 덕분에 물속성의 활성화와 조정은 성공했을 거예요. '무의 대지'에도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산크레드의 목소리: ○○ , 들리나? ……그쪽은 정리가 된 모양이군. 그렇다면 다 같이 거점으로 돌아와주겠나? 할 얘기…… 아니,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

린: 산크레드가 보여 주고 싶은 것……? 그게 뭘까요……?

위리앙제: 아무튼 거점으로 돌아가시죠. 린, 바로 에덴을 날게 해주시겠습니까?

 

린: ○○ 씨, 물이!

위리앙제: 지맥을 타고 이 땅에도 은혜가 돌아온 모양이군요. 허무한 대지를 채우는 생명수…… 이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린: 해냈어요, ○○ 씨! 일단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거예요……!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무의 대지'를 원래대로…… 사람들이 새롭게 살 수 있는 이상향으로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다음번에도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해요……!

격노, 재래

위리앙제: 상당히 멀긴 하지만, 반대편 해안이 보이는군요……. 즉, 이 거점에서 떨어진 장소에는 아직 물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건데…… 흠…….

산크레드: 갑자기 대지가 반짝이는가 싶더니, 크리스탈이 나타나고 물이 솟아오르더군. 속성을 활성화시킨다는 게 이런 거였나 묘하게 납득이 되더라고.

린: 물이 돌아와서 정말 기뻐요. 그러니……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다음 단계로 가야만 해요……!

위리앙제: 이번에는 땅속성을 활성화시키도록 하지요. 물과 땅은 서로를 자극하며 생명을 만듭니다…… 작전을 실행할 장소도 생각해 두었습니다.

린: 고맙습니다……! 그럼 이번엔 땅속성을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겠어요. 그런데 산크레드…… 습격자의 상태는 어떤가요……?

산크레드: 눈을 뜰 기색이 전혀 없길래…… 투구를 벗기고 얼굴을 확인해 봤는데, ……린보다 한두 살쯤 많아 보이는 여자아이였어. 그 기묘한 마물을 부리고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더군. 나도 모르게 김이 샐 정도로 말이지.

린: 여자아이…… 그랬군요……. 빨리 사정을 듣고 싶지만, 눈뜰 기색이 없다면 속성 활성화를 우선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산크레드: 나는 습격자를 계속해서 감시하고 있도록 하지. 에덴에서 돌아오니 습격자가 사라졌다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 ○○, 이번엔 특히 더 네 건투를 빈다. 땅속성이라면 떠오르는 건 당연히 그 강적이지……. 재현된 강신 의식을 치를 때, '떨어지는 건'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 상상은 너에게 재앙이 되어 돌아올 테니까…….

린: 그럼…… 저희는 에덴 중추로 갈까요.

 

(에덴 중추에서 린과 대화)

위리앙제: 그렇다면 땅속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에덴을 통한 여행을 다시 시작하도록 하지요…….

린: 위리앙제, 장소를 생각해두었다고 하셨는데…… 땅속성과 결속력이 강한 땅은 어디인가요?

위리앙제: 목적지는 노르브란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동쪽……. 세계 최대 규모의 험한 산맥이 펼쳐진 지역 중에서도 유달리 더 높이 솟아 있던 '아틀라스 산'입니다. 그리고 활성화한 땅속성에 부여해야 할 모습은…… 필연적으로 바위신 '타이탄'입니다.

린: 바위신 타이탄……. 그것은 어떤 존재였나요……?

 

▷ 코볼드족의 신

▶ 밀어 떨어뜨리던 녀석……

 

린: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산크레드도 떨어지지 말라던……. 이번에도 산꼭대기가 전장이 될 것 같아 조금 불안하네요……. 아, 그래도…… 리바이어선 때처럼 원초세계에서 ○○ 씨가 싸웠던 야만신과는 다른 존재일까요……?

위리앙제: 네, 완전히 같은 존재가 아니라 비슷하지만 다른 존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거칠게 날뛰는 땅속성의 화신이니 강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겠지요. 제 조언이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부디 조심하십시오. 당신이 알고 있는 바위신과 같다고 생각하다가는 허를 찔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린: 그렇다면 에덴을 날게 할게요. 아틀라스 산을 향해 전속력으로 가겠습니다……!

……목적지에 도달. 환경 에테르를 정체로부터 해방하여 땅속성 활성화 실시……! ○○ 씨, 나타나야 할 야만신을 상상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땅이 거칠게 날뛰는 모습…… 바위신 타이탄과의 격투를 강하게 떠올렸다……!)

위리앙제: 이번에도 강신 의식 재현에 성공했습니다. 새롭게 창조된 바위신 토벌을 잘 부탁드립니다……!

린: 땅속성이 활성화되어 산맥이 융기한 것 같아요. 이것은…… 어, 어떻게 발판을 만들까요……! 아무튼 해보겠습니다!

 

(희망의 낙원 에덴: 각성편 4 공략 후)

위리앙제: 무사히 귀환하셔서 다행입니다……. 방금 산크레드한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습격자 상태는 변함없다'고 하더군요……. 언제쯤 그녀는 눈을 뜰까요……?

린: ○○ 씨……! 저…… 저, 그러니까……! 어, 엄청난 전투였어요……! 진지한 전투를 보고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굉장히 두근두근거려서……! ……역시 ○○ 씨는 영웅이에요.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어요…… 그런 곳에서 싸우게 되더라도 흔들림이 없도록……!

 

▷ 그래서 작전 상황은?

▶ 최선을 다해서 쫓아와!

 

린: ……네! 굉장히 힘든 사명을 맡기고 말았지만, 역시 함께 와주셔서 다행이에요……! 덕분에 땅속성의 활성화와 조정을 무사히 마쳤어요. 물속성 때와 같다면 거점 주변인 '무의 대지'에도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도 몰라요. 어서 귀환해서 확인해 보도록 해요! 서둘러 에덴을 날게 할게요……!

 

린: 이, 이건……!

위리앙제: 땅속성의 힘이 활발해진 영향 때문일까요……. 광물이 함유된 풍부한 토양이 소생된 것 같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도 변화가 생겨난 건 거점 주변뿐인가 봅니다…….

린: 네, 돌아오면서 풍경을 봤을 때도 대부분 여전히 '무의 대지'인 상태였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

위리앙제: 아니요, 오히려 이건 우리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바람직한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곳은 원래 지맥 결절점이었을 것입니다. 에테르의 흐름이 집중된 곳인 만큼 다른 곳보다도 현저하게 변화가 드러난 것이죠……. 즉,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비슷한 결절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거라 추측됩니다.

린: 그렇다면 이곳을 비롯해서 다른 결절점을 중심으로 대지가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겠네요……. 다행이에요, 정말로……!

(비틀거리는 린)

산크레드: 린, 괜찮아?

린의 행보

위리앙제: 에덴을 조작하느라 몸에 무리가 갔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몸 상태 확인을…….

산크레드: 린, 괜찮아……?

린: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이제 괜찮아요…….

산크레드: 누워서 쉬는 게 좋지 않겠어?

린: 조금 어지러웠을 뿐이에요, 이젠 괜찮아요. 그보다도 어서 다음 속성을 활성화하러 가도록 해요……!

위리앙제: 안 됩니다. 작전은 일단 여기서 멈추도록 하죠.

린: 왜, 왜요? 저는 이제 괜찮아요……!

위리앙제: 린, 당신은 당신 생각보다 훨씬 더 피폐해져 있습니다. 에덴을 조종한다는 대작업이 몸에 부담을 주지 않을 리 없습니다. 게다가 이 땅은 아직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당신이 동료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지금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린: 아…… 그렇네요……. 제가 너무 들뜬 나머지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위리앙제 말이 맞아요. 일단 '무의 대지'를 벗어나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요…….

위리앙제: 네, 부디 그렇게 해주십시오……. 저는 그동안 다음에 활성화시킬 속성을 선정하고 적절한 장소에 대해 조사해놓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이……. 이번 작전의 성과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주시겠습니까? 협력자분들께도 부디 알리지 말아주시길…….

린: '무의 대지'를 재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 다들 몹시 기뻐할 텐데요……?

위리앙제: 네……. 하지만 좋은 소식일수록 전달 방법을 고심하지 않으면 혼란과 대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습격자 건도 그렇고, 아직 '무의 대지'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쓸데없는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지금은 알리지 않아야 합니다.

린: 그래요…… 그렇군요…….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는군요……. ……감사합니다, 위리앙제.

산크레드: 그렇다면 저 습격자도 옮겨야 하겠군……. 나와 위리앙제가 옮겨 놓을 테니 ○○ 과 린은 먼저 돌아가서 협력자들에게 이송 수단과 옮길 장소 준비를 부탁해줘.

(걸어가는 린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산크레드)

산크레드: ………….

위리앙제: 걱정된다면 린과 동행하시는 게 어떨까요? 습격자 심문이 아니라 이송이라면 저 혼자도 가능합니다.

산크레드: ……아니, 걱정하는 게 아니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뒤에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는데, 이젠 꽤 적극적으로 나서는구나 싶어서. 하지만 그래서 다행이야. 우리는 언젠가 원초세계로 돌아갈 테니…… 그때까지는 저 녀석이 강해졌으면 해.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린이 최근 들어 아는 게 더 많아진 것도 다 우리 위대하신 '선생님'이 가르쳤기 때문 아닌가?

위리앙제: 후…… 그녀는 이론도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모릅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당신하고 완전 딴판이더군요.

산크레드: 그 점뿐이겠어? 저 녀석과 난 닮은 구석이 털끝만치도 없다고.

위리앙제: 과연 그럴까요? 중요한 일을 혼자서만 끌어안고 고민하는 부분은 꼭 닮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어깨를 으쓱하는 산크레드)

산크레드: 그럼, ○○…… 린을 데리고 먼저 돌아가 줘. 저 녀석도 휴식이 필요하지만, 재현 의식이라 해도 야만신과 연달아 싸운 너야말로 쉬어야지. 다음 작전이 결정될 때까지 푹 쉬도록 해.

위리앙제: 린은 부유선 옆에서 대기하고 있을 겁니다. 두 분 모두 몸조심하시길…….

산크레드: 자…… 우린 바로 저 습격자를 옮길 준비를 해두자.

위리앙제: 이 거점 자체는 다음 작전을 위해 남겨두도록 하죠.

 

(린과 대화)

린: 기다리고 있었어요. ……혹시, 산크레드, 위리앙제와는 무슨 얘길 하신 거예요? 제가 뭔가…… 곤란하게 만든 건 아닌가요……. ……다행이에요. 그럼 이제 아므 아랭까지 함께 돌아가요.

돌아왔네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협력자분들과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 전에…… 그 습격자에 대해, 제 생각을 잠시 말씀드려도 될까요……? 여기서 말하긴 좀 그러니까……. 장소를 옮기도록 해요.

 

린: 처음에 왔을 때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지금은 부유선도 있고 가깝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그때의 여정이 저에게 필요했던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여정이 없었다면 저는 '저'를 포기했을 거예요…… 아니면 계속 제 선택을 후회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 씨를 비롯한 모든 분들 덕분에 지금은 어떻게든 일단 해보자고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아직도 한참 미숙한 데다 고민도 많아요. 에덴을 습격해온 그 습격자도 그래요. 그녀가 깨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녀가 쓰러지며 했던 말을 기억하세요……?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괴롭다는 듯이 자기 자신을 '모르겠다'고……. 게다가 산크레드는 그녀를 보고 저와 비슷한 나이의 여자아이라고 했잖아요. 이질적인 에테르만 봐도 그녀가 범상치 않은 사람이고 경계해야 할 상대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 같은 건 차치하고…… 그냥 한번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요……. 습격해 온 것도 어쩌면 오해이거나 그녀 자신이 어떤 문제에 휘말렸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만약 그렇다면 도와주고 싶다……고…….역시 이건 너무 안이한 생각일까요……? 에덴을 통한 '무의 대지'의 재생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녀를 그냥 적으로 대해야 하는 걸까요!?

 

▷ 아씨엔의 사정을 알게 된 걸 후회하진 않는다

눈을 뜬 상대의 태도를 보고 나서 결정해

▶ 알피노라면 먼저 공존의 길을 찾았을 것이다

 

린: …………앗! 그래요, 알피노 씨는 율모어가 적이었을 때도 최대한 상대방과 함께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려 하셨죠……. 그래요……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잘못은 아니었군요. 그럼 전 그녀가 눈을 뜨면 일단 저의 바람대로 이야기를 나눠 보겠어요. ○○ 씨,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이제 협력자분께 가야할 것…… 같네요. 처음에 말씀드렸던 부유선 반입을 도와주신 상인분과 크리스타리움과 연락을 해주시는 분이 모르드 수크에 계실 거예요. 어서 같이 가봐요!

 

(모르드 수크에서 린과 대화)

린: 앗, ○○ 씨……! 협력자분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쪽에 계신 분이 상인 '구울 굴'이에요. 작전이 있을 때 물자를 보급해주고 본업인…… 무기상으로도 특별한 거래에 응해줄 거라고 해요. 그리고 크리스타리움에서 오신 협력자분도 이곳에 계실 텐데…….

???: 아아, 겨우 만났군요! '무의 대지'에서 언제 돌아오실지 몰라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지 뭡니까.

린: 아, 죄송해요…… 걱정을 끼쳐서……! 이쪽은…… 이번 계획에 협력해주신 크리스타리움의 관리직원, '루리' 씨예요.

루리: 처음 뵙겠습니다, ○○ 님. 여러분을 후방에서 지원해 드리는 것 외에 자치조직 '수정회'와의 연락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확인 사항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말을 걸어주십시오.

린: 루리 씨, 부탁드릴 게 있어요.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게 있거든요. 아, 그런데…… 비밀리에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 광장이 아닌 곳에서 상담드려도 될까요……?

이제 산크레드의 전언을 전달하기만 하면 되니까 저 혼자서도 괜찮을 것 같아요. ○○ 씨, 많이 싸우셨으니까 다음 작전이 결정될 때까지는 푹 쉬어 주세요……. 저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음번에도 또…… 열심히 할게요!

 

산크레드: ……그렇군.

위리앙제: 지금은 아직 제 추측에 불과한 얘기입니다……. ○○ 님과 린에게는 확증을 얻은 후에 얘기할 생각입니다만…….

산크레드: 감시 역할을 맡은 나에게는 먼저 말해주는 거군. 고맙군그래. 

 

산크레드: ……어둠의 힘…… 어둠의 무녀라. 이 녀석도 만만치 않겠는걸. ○○…….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

얄포트: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루리 씨와 함께 여러분의 조사 지원을 담당하는 얄포트라고 합니다. 사실 말씀드리고 싶은 소식이 있습니다. 저희가 신변을 보호 중이던 정체불명의 습격자…… 검은 갑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조금 전, 정신을 차렸습니다!

린: 얄포트 씨! 산크레드에게 들었는데 그 아이가 눈을 떴다면서요……?

얄포트: 네, 맞습니다. 그래서 산크레드 님께서 사정을 들으러 가셨습니다만……. 본인 이름이 '가이아'라는 것과 율모어 출신이라는 것까지는 말을 하는데, 에덴을 습격한 전후의 기억이 안 나는 듯하더군요.

린: 기억이 안 난다고요……!?

얄포트: 물론 본인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뿐이라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적대시하는 듯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린: 그렇군요……. 그래서 그 두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얄포트: 일단 신원부터 확인해 보자며 산크레드 님께서 율모어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이제 돌아올 때가 됐는데, 조금 늦는군요.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면 좋을 텐데요…….

 

???: 저기, 좀 더 빨리 걸을 수 없어?

 

???: 밤이 돌아온 덕분에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져. 우물쭈물하다가는 오늘이 금방 끝나버린단 말야…….

 

산크레드: 이봐, 난 네 하인이 아니거든? 참나…….

린: 아, 산크레드!

산크레드: 어, 다들 와 있었군. 이미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율모어로 이 아이…… '가이아'의 신원을 확인하러 갔었어.

린: 가이아…… 그럼 이 사람이. 그래서 신원 확인은 되었나요?

산크레드: 아니…… 이 아이가 살던 집은 찾았지만, 신원을 증명해줄 만한 사람은 없었어. 결국 정확한 사실은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 채 돌아온 셈이지. 그뿐 아니라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면서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우리와 함께 다니겠다는군…….

 

산크레드: 그 덕에 보다시피 짐꾼이 됐다니까, 나참 기가 막혀서.

가이아: 말하는 도중에 미안한데, 어디 좀 앉으면 안 될까? 내가 좀 피곤하거든.

산크레드: 그럼 어디 앉을 수 있을 만한 곳으로 이동하지.

 

린: 이럴 때는 뭐부터 물어봐야 할까요……!?

산크레드: 그녀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네가 판단해줬으면 해.

위리앙제: 기억이 없다니…… 흠…….

린: 조금 전 하던 얘기 말인데요…… 그럼 습격을 하기 전까지는 기억 난다는 뜻인가요?

위리앙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이상 능력의 발현과 습격, 그리고 일시적인 기억 장애……. 악의적으로 보자면, 본인 입장에 너무나 유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오히려 제 추측이 적중한 걸지도 모릅니다.

산크레드: 그래. 하지만 그 얘기는 나중에 하지. '무의 대지'에서 우리가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얘기했어. 그러고 나서 그녀의 사정을 이것저것 물어본 결과……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은 일단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 번 싸웠던 넌 마음이 안 놓이겠지만 말이야.

가이아: 저기, 당신……이지? 내가 습격했다는 사람. 기억도 안 나는데 사과하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미안했어.

 

 익숙하니 괜찮아

▶ 얼마나 아팠는데……

 

가이아: 어머, 그건 피차일반이야. 나도 온몸이 아파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거든. 조금 봐주지 그랬어…… 그럴 수 없었겠지만. 역시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구나. ……언젠가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었어.

위리앙제: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견했다는 건가요?

 

가이아: 난, 철이 들 무렵부터 "보이지 않는 요정"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뭐랄까, 다른 어떤 사람이 내 안에 들어와서 실제로 머릿속에서 말을 해. 난 그 목소리의 주인을 '요정'이라 부르고 있는데…… 그 소리가 들릴 때는 내가 처음 보는 마법을 쓰기도 하고 굉장히 무거운 것을 막 들 수 있기도 해. 마치…… 뭔가에 빙의된 것처럼.

위리앙제: 무거운 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죠?

가이아: 응? 그건 그러니까…… ……사전이라든가 구두 같은 거? 표정이 다들 왜 그래? 그게 뭐 이상해? 포크보다 무거운 건 들어 본 적이 없단 말이야! 아무튼 갑옷을 입고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니. 평소의 나였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린: 다른 사람이 내 안에……. 그건 혹시 제 안에 있던 민필리아 같은……!?

위리앙제: 네…… 아직 확증은 없습니다만, 가이아는 '어둠의 무녀'일지도 모릅니다.

린: 어둠의 무녀……!?

산크레드: 린, 넌 가이아와 처음 접촉했을 때 에메트셀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었지. 그 감각은 믿어도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아씨엔의 영혼이 사람의 육체에 빙의할 경우, 그 빙의된 대상은 의식을 완전히 잃게 돼. 라하브레아에게 빙의되었던 내가 실제로 그랬거든.

하지만 가이아의 경우, 일시적인 빙의는 아닌 듯하고, 무엇보다 평소에는 그녀 본인이 육체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 오래전 너와 민필리아의 관계처럼.

위리앙제: 빛의 무녀로서 민필리아와 함께 했던 시절의 린은 민필리아의 머리칼과 눈동자 색을 띠고 있었죠. 어쩌면 가이아의 육체도 어둠의 영향을 받아서 변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가이아: 난 원래 이렇거든? 게다가 부모님도……. ……어땠더라? 돌아가신 지 한참 돼서 기억이 잘 안 나. 그보다…… 린이라고 했나? 네가 율모어에서 극진한 보호를 받던 빛의 무녀 민필리아야?

린: 네! 같은 율모어 출신이라니 놀라워요. 저는 계속 지하에 있어서 지상의 일은 잘 모르는 터라…….

가이아: 흐음……. 그런데 그 무녀님이 어째서 '어둠의 전사' 일행과 함께 있는 거야?

린: 아, 그러니까 그건 말이죠……!

(이야기하는 린)

가이아: ……율모어 사람들이 갑자기 이상해진 거랑 돈 바우스리가 도망친 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그 무렵부터 기억이 확실하지가 않단 말이지…….

산크레드: 그 당시, 메올을 주식으로 먹던 자들은 바우스리에게 조종당해 우리를 습격해 왔었어. 가이아가 거기에 가세하지 않았던 건 이유가 있을 거야.

위리앙제: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그녀의 머릿속에서 울린다는 '수수께끼의 목소리'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요.

산크레드: 우리가 에덴을 하늘로 띄우자마자 바로 습격해온 것도 신경이 쓰이고 말이지.

가이아: 그건 그러니까 내 안의 '요정'이 움직이기 시작한 에덴인지 뭔지에 뭔가 하려고 했단 거잖아?

린: 그건……. 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긴 합니다만…….

가이아: 그럼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나도 에덴에 갈래.

린: 네엣!?

가이아: 어릴 때부터 의문이었던 이 '요정'이 어디서 뭘 하려고 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거든. 여기서 이러고 있는다고 기억이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고……. 시간 아까워, 빨리 가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걸어가는 가이아)

린: 아, 가이아 씨!

산크레드: 나참, 정말 제멋대로 구는 아가씨로군……. 막무가내로 행동하다 문제라도 일으키면 큰일이야. 우리도 가자.

 

(지정 지점에서 둘러보기)

린: 그리 멀리 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가이아: 끼약…… 오지 마!

(서둘러 뛰어가는 린과 모험가)

 

린: 가이아 씨!

 

가이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가이아: 정말 이게 내 힘이라고……?

 

(가이아와 대화)

린: 어쨌든 가이아 씨가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산크레드: 역시 어둠의 힘을 조종하는군……. 아무래도 아까 말하던 추측이 맞나 보군. 너와 싸웠을 때, 가이아가 공간을 갈랐었지? 거기서 나타난 건 보이드의 요마로 보였어. 제13세계와 인접한 원초세계라면 모를까 멀리 떨어져 있는 제1세계로 요마를 불러온다면……. 가공할 만한 마력이야. 다행히 가이아의 의식은 또렷해. 힘만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위리앙제: 마법의 지연 발동…… 여러 개의 마법을 다중으로 시전하지 않고 전후에 시전한 마법의 발동 타이밍을 조정함으로써 동시 착탄이 가능해지는 모양이군요. 모은 마력을 즉시 해방시키지 않고 계속 유지하려면 상당한 기량이 필요할 텐데요……. 굉장히 흥미로운 기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이아: 마물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은 짓지 말아줄래? 난 괜찮아.

린: 방금 그 마법이 아까 말했던 '요정'의 힘인가요?

가이아: 어린 시절부터 머릿속에서 많이 들렸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사용할 줄 알아. 뜬금없는 것들을 공간에서 꺼낼 수도 있었고. 검이나 도끼 같은 거 말이야……. 아마 갑옷도 그 힘으로 나왔을 거야. 나는 포크보다 무거운 건 들어본 적도 없는데 말이야.

산크레드: 걱정대로 스스로 제어할 수는 없나 보군.

가이아: 애초에 제어하려고 생각한 적이 없어. 당신들과는 달리 마물과 싸울 필요가 없었으니까.

린: '요정'의 목적을 알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힘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없다면 혼자서 다니는 건 위험해요. 만일에 대비해 함께 행동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잠깐, 린. 가이아를 에덴으로 데리고 갈 생각이야?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어디 다른 장소에서 감시하는 게 좋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난번처럼 우리한테 덤벼들 가능성도 있다고.

위리앙제: '무의 대지'에서의 속성 활성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어둠의 무녀일지도 모르는 가이아를 데리고 간다면 예기치 못한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그녀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그녀를 에덴에 데려갈 생각입니까?

린: 물론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건 알아요.

 

린: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행동이 제한되고 감시까지 당해야 하다니……. 제가 빛의 무녀로 유폐되었던 것과 다를 바 없잖아요! 그럼 바우스리나 란지트 장군이 했던 행동과 똑같아진다고요!

앞으로 고난이 닥칠 거란 걸 알고 있다면 저는 회피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산크레드와 위리앙제, 모두가 저에게 그렇게 해주었듯이 만약 그녀의 몸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번엔 제가 지킬게요! 그러니까……!!

산크레드: ……그렇군, 일리는 있어. 각오도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위리앙제: ……린, 당신은 강해졌군요. 그 각오, 잘 이해했습니다. 무례하게도 저와 산크레드는 당신의 결의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우였던 것 같군요.

산크레드: 하지만 우리가 말했듯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건 사실이야. 그래도 데리고 갈 거라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지.

린: 두 분 모두 고맙습니다!

가이아: ……이제 됐어? '망루'에 부유선이 세워져 있지? 혼자서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이제 빨리 가자.

 

(망루에서 산크레드와 대화)

가이아: 이런 탈것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모르드 수크에 세워 두면 되잖아.

린: 물론 에덴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가이아가 어떻게 변할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해요…….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알고 싶다는 심정도 이해되기 때문에…….

위리앙제: 현재 '무의 대지'는 물속성과 땅속성을 되찾은 상태. 다음에 활성화시킬 속성은…….

산크레드: 한 명이 늘었지만 껴서 앉으면 다 탈 수 있을 거야. 그럼, 바로 출발할까?

 

(무의 대지에서 가이아와 대화)

린: 에덴도 '무의 대지'도 지난번 조사 이후로 그다지 변하지는 않았네요.

산크레드: 늘 그랬듯이 이 '무의 대지'에 오래 있을 수는 없어. 바로 활성화 준비에 들어가자.

위리앙제: 활성화의 영향 범위는 역시 이 주변에 국한되어 있는 듯합니다. 더 많은 속성을 활성화시켜서 지맥도 살아나면 좋을 텐데요.

가이아: 여기가 '무의 대지'구나. 그리고……. 가이아: 저것이 에덴……. 머릿속 '요정'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열쇠가 저기에…….

가이아: 세계가 끝난 장소인 '무의 대지'와 최초의 죄식자, 에덴. 수면에 비치는 것은 나의 '과거'일까 '미래'일까……. '지금'의 나로서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천둥, 재림

린: 에덴도 '무의 대지'도 지난번 조사 이후로 딱히 변하지는 않았네요.

산크레드: 늘 그랬듯이 이 '무의 대지'에 오래 있을 수는 없어. 바로 활성화 준비에 들어가자.

위리앙제: 활성화의 영향 범위는 역시 이 주변에 국한되어 있는 듯합니다. 더 많은 속성을 활성화시켜서 지맥도 살아나면 좋을 텐데요.

린: 불안하죠……. 저도 그랬기 때문에, 이해해요. 하지만 산크레드의 도움으로 율모어를 빠져나와 함께 각지를 여행하면서 그리고 동료들을 만나면서…… 겨우 나의 힘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분명 가이아 씨도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될 거예요. 당장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가이아: 너 말이야…… 아까부터 시끄럽거든?

린: 네?

가이아: '언젠가'라는 게 언제야?

린: 그건…….

가이아: 이 세계를 빛의 범람에서 구한 무녀님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율모어에서 자란 나에게는 참는다는 개념이 없어. 왜냐하면 세계는 멸망을 맞이하던 중이었으니까.

지금을 놓치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을지도 몰라. 이렇게 쓸데없이 수다 떨다가 내가 또 이상하게 변하면 어쩌려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난 지금 당장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린: ……미안해요.

가이아: 그리고…… 내 이름에 '씨' 좀 붙이지 말아줄래? 빛의 무녀님과 비교하면 그렇게 대단한 인간도 아니고, 애초에 내 이름이 맞는지도 의심스럽고.

린: 앗!? 그런가요?

가이아: 산크레드가 이름을 물었을 때 나도 내 이름이 떠오르질 않았는데……. 그때 '요정'의 목소리가 들렸어. '가이아'라고. 그래서 순간적으로 그렇게 대답한 것뿐이야.

린: 산크레드와 율모어까지 갔지만, 결국 신원을 증명해줄 사람은 찾지 못했다고 했죠. 만약 있었다면 이름도 알 수 있었을 텐데…….

가이아: 다들 도시를 떠난 건지, 아니면 죄식자가 되어 버린 건지……. 날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뭐, 워낙 사람들하고 잘 지내는 편은 아니었으니,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야.

린: 그랬군요……. 그럼 당신만 괜찮다면 가이아라고 부를게요. 그 대신 가이아도 저를 '무녀님'이 아니라 린이라고 불러줄래요? ……가족이 지어준 소중한 이름이에요.

가이아: 가족이라……. ……이렇게 에덴이 눈앞에 있으면 '요정'이 다시 말을 걸어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딱히 아무 일도 안 일어나네. 지난번엔 당신들이 에덴을 움직이고 있었을 때, 내가 습격했었다고 했지? 그럼 다시 움직여 보는 수밖에 없겠네. 그 속성 활성화라는 거, 해줄래?

 

 부탁한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 알겠습니다, 아가씨

 

산크레드: 저 건방진 말투…… 적응하는 수밖에 없겠어. 뭐, 기가 센 녀석들이 많다는 점에서는 '새벽'의 여성들도 다를 바 없긴 하지.

위리앙제: ……누구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위리앙제를 쳐다보는 산크레드)

린: 그럼 바로 에덴으로 가도록 해요!

 

(에덴 중추에서 위리앙제와 대화)

가이아: 가족이라……. 내 부모는 빛의 범람으로 인한 세계의 종말을 두려워하며 매일같이 향락에 빠져 살면서 '행복한 오늘'이 계속되기를 바랐었어. '내일 같은 건 안 왔으면 좋겠다'가 입버릇이었지. 그러다 결국…… 두 사람은 돈 바우스리에게 부탁해 하늘로 올라갔어. 그러니까 내게 더 이상 가족은 아무도 없는 거야. 가족이 없다는 건 기억하고 있다니 우스운 일이지.

산크레드: 가이아라는 이름을 들으니 나도 생각나는 게 있어. 난 부모님 얼굴도 모르는 상태로 컸어. 워터스라는 성은 루이수아 님께 받은 거야. 그런 내가 신분을 위장하고 살아야만 했던 그녀…… 아실리아에게 '민필리아'라는 이름을 주었어. 그 이름은 어느새 시공을 초월하며 큰 의미를 갖게 되어 수많은 소녀들의 운명을 구속하고 말았지.

하지만 린은…… 다른 사람에게 받은 이름이 아니라 내가 생각한 이름을 선택해 받아들였어. 즉 나를…… 가족으로 받아들여 준 거야.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을 통해 누구와 어떤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린: 활성화를 하려면 그 속성과의 결속력이 강한 곳까지 에덴을 이동시켜야 해요. 그 장소를 선정하는 데에는 박물진열관의 장서가 도움이 된다더군요…….

위리앙제: 물과 땅의 활성화로부터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무의 대지'는 그때 모습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듯합니다. 좋게 해석하자면 안정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빛속성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한 실정입니다.

그 상태에서 에테르를 한번에 활성화시키고 '동적인 상태로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는 격렬한 속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번개속성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과 땅과의 상성으로 보더라도 그게 최선일 것입니다.

린: 번개속성이라면…… 뇌신 라무겠네요? 숲의 수호자이자 심판자로, 호전적인 성향은 아니라고 들었어요.

 

 어느새 구슬이 사라져 있는 신비로움

▶ 놀라울 정도로 움직이지 않는 할아버지

 

린: 야만신이라면 보통 '짐승'을 상상하게 되지만, 라무는 '인간'과 비슷한 용모였죠?

산크레드: 맞아. 예습한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군.

린: ○○ 씨의 기억과 에덴을 조작하는 제 상상력이 비슷해질수록 보다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가이아: 그래서? 속성을 활성화시키려면 어디 다른 장소로 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떠들고 있는 시간이 아까워, 빨리 가자.

위리앙제: 그럼 린, 에덴을 이동시켜 주십시오. 목적지는 '간도프 번개평원'……. 기록에 따르면 늘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어 번개가 치지 않는 날이 없다고 전해지는 땅입니다. 뇌신 소환에 가장 적절한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린: 알겠어요. 에덴을 전속력으로 움직일게요!

……목적지에 도달. 환경 에테르를 정체로부터 해방하여 번개속성 활성화 실시……! ○○ 씨, 나타나야 할 야만신을 상상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번개가 거칠게 날뛰는 모습…… 뇌신 라무와의 격투를 강하게 떠올렸다……!)

산크레드: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뇌신 라무가 그대로 재현될 것 같지는 않아. 번개를 조종하는 다른 존재의 이미지가 뒤섞일 가능성이 있어.

린: 평원이지만 낙뢰가 너무 심해서 지면에 수많은 웅덩이가 파이고 말았어요. 에덴의 힘으로 발판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위리앙제: 이미 주변에는 번개속성의 활성화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심하게 내리치는 낙뢰에 주의해 주십시오.

가이아: 번개평원이란 곳이 있는지 몰랐어…… 세계는 참 넓구나. 어릴 때부터 계속 진실을 알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율모어에 틀어박혀 있었으니 알 리가 없지.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꾸준히 견식을 넓혀 나가는 것이 사실은 가장 빠른 지름길일지도 몰라.

 

(희망의 낙원 에덴: 공명편 1 공략 후)

가이아: 방금 그것이, 당신 상상의 산물? 내 안의 '요정'도 그런 식으로 불러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산크레드: 네 전투를 보면서 가이아의 상태도 관찰했어. 번개를 무서워하는 모습을 살짝이라도 비쳤다면, 귀여운 구석이라도 있었을 텐데…… 아무 반응 없더군. 하긴 훨씬 더 무서운 어둠의 힘을 조종하니 당연할지도 모르지. 그나저나 현시점에서는 아직 에덴의 영향은 없는 듯해.

위리앙제: 재현된 뇌신의 토벌,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하반신은 기라바니아 지방의 전설의 뇌마, 익시온으로 보이더군요……?

린: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려요……. 설마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나타날 줄은 몰라서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심판자가 아니라 더 공격적으로 보였던 것은 실프족의 신앙과 소원을 기반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서일까요? 어쨌든 번개속성의 활성화와 조정은 완료되었어요. '무의 대지'의 모습을 살피러 돌아가도록 해요!

 

린: 어? 대지에 변화가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속성의 활성화는 실패한 걸까요?

산크레드: 아니…… 아주 희미하지만 습기가 느껴져. 마치 비가 내리기 전, 먹구름이 낀 것 같은 느낌이다.

가이아: 아까는 공기가 어찌나 건조하던지 피부까지 메말라서 이를 어쩌나 싶었는데…… 지금은 피부가 촉촉해졌어. 하지만 머리의 곱슬거림이 심해져서 기분은 안 좋네. 시간을 되돌리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빨리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어.

위리앙제: 아마도 번개속성의 활성화는 대지가 아니라 대기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빛속성의 정체의 힘이 더 강한 상태인 걸로 보아 뇌우가 되어 내리기에는 속성의 활성화가 부족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린: 그럼 바람속성이 더해지면 비바람이 불게 되나요……?

위리앙제: 네,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크레드: 아무래도 활성화시킬 다음 속성이 정해진 것 같군. 이 작전은 확연하게 '무의 대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비관하지 말고 바로 다음 속성을 활성화시키도록 하자.

 

가이아: 흐음……. 빛의 무녀는 정말로 대단하네.

가이아: 귀청이 떨어질 듯한 천둥소리도 내 마음까지 울리진 않는다. 모든 속성이 돌아올 때가 되면 내 마음의 그늘도 맑게 개일까? 그 질문에 대답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가이아: 뭐랄까…… 엄청나게 긍정적인 성격이네. 나였다면 한 번 실패한 시점에서 바로 포기했을 거야. 조금은 본받고 싶은데?

린: 번개속성을 활성화시켰지만, 그걸로는 큰 변화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우울해하고 있으면 안 돼요.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 해요!

산크레드: 에테르학에 관해서는 위리앙제 선생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어. 지금은 전적으로 그를 믿고 활성화를 하도록 하자.

불바람, 재격돌

위리앙제: 다음 활성화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해둬야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혹시 비가 내리는 원리를 이해하고 계시는지요.

 

대략?

▶ 알라그의 소행이다……!

 

위리앙제: 그래요…… 마과학을 깊이 연구했던 그의 국가라면 기후 정도는 쉽게 조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지금 제가 말하는 건 자연 과학 이야기입니다…….

이미 물속성의 활성화는 완료되어, 보시다시피 '무의 대지'는 생명의 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 물이 '열'에 의해 온도가 상승하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다 '기압'이 낮아지면 냉각되면서 구름이 되고 결국엔 중력의 영향을 받아 비가 되어 땅에 내립니다. 이것이 비가 내리는 원리입니다.

산크레드: '기압'이란 건 바람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겠군. 다음 활성화가 성공하면 그 부분은 해결되겠지만, 그것만으로 물이 순환되지는 않을 거야…….

린: 땅에 스며든 빗물을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려면 '열'이 필요할 테니까…… 아, 그렇군요! 먼저 불속성부터 활성화시켜야겠네요!?

가이아: 그런데 그거…… 순서가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어느 한쪽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그럼 두 개를 동시에 하면 안 돼?

산크레드: 너도 아까 뇌신과 전투하는 모습을 봤지? 그런 상대와 동시에 둘이나 싸우라는 건 바보 같은 소리야.

위리앙제: 그게 사실……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산크레드: 무슨 소리야?

 

위리앙제: 이전 독학자의 장원에서 보여드렸던 '6속성 관계도'를 떠올려 주십시오. 사실 번개속성은 바람속성과 불속성, 양쪽 모두와 관계가 깊어 활성화를 할 때는 균형을 맞춰서 두 속성을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만큼 토벌은 극히 어려워질 테지만, 모든 속성을 정확히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순서입니다…….

가이아: 효과적이고 이상적이란 말이지……? 어머, 바보 같은 소리를 해서 미안하네?

산크레드: 이론은 알겠지만, ○○은 물론이고 에덴을 제어하는 린의 부담도 커질 거야. 너희는 어때?

린: 저는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산크레드: 알겠어,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하지만 일단 휴식을 좀 취하고 나서 만반의 태세를 갖춰서 임하도록 하자.

(어깨를 으쓱하더니 돌아서서 가버리는 가이아)

린: 아, 가이아……!

위리앙제: 활성화를 할 장소는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바람과 불, 두 속성 모두와 인연이 깊은 땅을 알고 있습니다…….

산크레드: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활성화시키게 되다니 일이 커졌군. 린의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가이아가 있어 걱정이야. 괜히 신경이 쓰여서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할 텐데…….

 

(린과 대화)

린: ………….

(뭔가 고민이 있어 보이지만, 스스로 말할 용기는 없는 모양이다. 린을 '격려'해주자.)

(린을 격려해준다.)

린: ○○ 씨…… 고맙습니다. 역시 저는 감정을 숨길 수 없나 봐요. 저…… 모두와 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사실은 가이아에 관한 일인데요…… 전 알피노 씨와 알리제 씨 말고는 비슷한 또래와 접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가이아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 가이아는 자신의 기억 때문에 힘든 상태라서 솔직히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그래서 말인데요, 가이아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 같은 건 깨끗이 포기하고 그냥 지금은 작전에 전념하는 게 맞겠죠……?

산크레드: 가이아는 우리에게 맡기고 지금은 활성화에만 집중해.

……예전의 나였다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군. 가이아가 걸맞은 상대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친구가 많아서 나쁠 건 없어.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신뢰할 수 있는 상대는 필요하지. 가이아도 우리 말고는 의지할 사람이 없잖아. 아무리 강해 보여도 속으로는 불안할 거라 생각해. 네 도움이 헛되지는 않을 거야.

린: 정말요……?

 

 화술하면 또 위리앙제 선생님이지

▶ 화술하면 또 산크레드 선생님이지

 

산크레드: 미안하지만, 이쪽 세계에 온 뒤로, 계속 긴장하면서 생활하다 보니…… 저 나이대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화제가 도통 떠오르지 않아.

린: 그건 괜찮아요! 사실 전 가이아가 깨어나기 전부터 남몰래 라이나 씨한테 물어보고 확인해둔 게 있어요. 지금 크리스타리움에서 뭐가 유행하는지에 대해서요.

산크레드: 지난번 활성화 이후로도 자주 외출하길래 뭐하고 다니나 했더니……. 친구 만들기 예행 연습을 하고 있었나 보군.

위리앙제: 크리스타리움 위병단을 이끄는 라이나는 주민들의 동향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녀에게 물어본 건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산크레드: 지금의 가이아라면 위험해 보이진 않아. 그러니 네 마음대로 하도록 해. 하지만 당장 결론을 내려고 하지는 마. 저 나이대에는 솔직해지지 못할 때가 있거든.

린: 그건…… 산크레드의 경험담?

 

산크레드: 뭐……!?

위리앙제: 후후…… 한 방 맞았군요.

산크레드: 이봐……! 너도 남 말 할 때가……!

린: 후후후……!

산크레드: 아무튼! 우리는 세계를 위해서 싸우고는 있지만…… 그 세계 속에는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 린과 가이아도 포함되어 있어. '무의 대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 사실 이런 건 모두 욕심일 수도 있지만, 너희의 미래가 밝아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야. 그러니 세계를 되돌리겠다는 각오를 했다면 본인도 반드시 행복해지도록 해. 내가 할 말은 그것뿐이야.

린: 알았어요……! 그럼 저, 가이아에게 제 마음을 전하고 올게요……!

(린은 결심을 굳힌 듯하다. 지정 지점에서 대기하며 자연스럽게 상황을 지켜보자.)

위리앙제: 린이 짊어진 숙명은 따지고 보면 제게 책임이 있습니다. 그저 그녀가 빛나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산크레드: 내가 고아여서 그런지, 가족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니 진정한 가족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군. ……프라민 씨도 그녀와 이런 대화를 했을까.

린: 각오를 했더니 오히려 더 긴장되네요……!

가이아: 쟤는 아까부터 이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대체 왜 저러는 거지? 다 쉬었으면 빨리 활성화나 다시 시작해줄래?

 

(지정 지점에서 대기)

린: 저기, 가이아……?

가이아: ……왜?

린: 앗! 아니, 방해가 되었다면 미안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음에…….

가이아: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지금 말해줄래? 다음 기회가 올지 안 올지 모르잖아? 세상이 내일 끝날지도 모르는데 왜 참아야 돼?

린: 그럼 저기…… 몸은 좀 어때요? 에덴에게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은 건 아니죠?

가이아: ……그게 네가 하고 싶은 말이야?

린: 아, 아뇨, 사실은요……. 다, 다음에……! 저랑 같이…… 커피쿠키를 먹으러 가지 않을래요!?

가이아: ……무슨 소리야?

린: 지금 '더 주세요'의 커피쿠키가 크리스타리움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대요! 이 작전이 끝나면 같이 먹으러 가요!

가이아: 커피, 쿠키……?

린: 네! 커피콩이 들어간 바삭바삭한 쿠키인데, 달콤씁쓸해서 한번 맛보면 잊을 수가 없대요!

가이아: 너한테는 주관이란 게 없는 거야? 유행 같은 것에 휩쓸리는 건 시간 낭비거든……. 난 언제나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어. 그게 내 인생 마지막 식사가 될지도 모르니까.

린: 마지막이라니…… 그렇지 않아요! 이 세상은 끝나지 않을 거라고요! 가이아가 자신에 대해 잘 몰라서 불안한 건 알겠지만, 그렇게 인생 포기하듯 말하지 말아요! 내일도 모레도 즐거운 계획을 세워요, 네!?

가이아: 지금 장난해? 난 놀고 있을 시간이 없다니까? 내 정체가 뭐고 내 안의 '요정'은 또 누군지! 그걸 모르는 이상, 내 시간은 계속 멈춰져 있는 상태야! 너의 시간은 흘러도 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린: 전 가이아를 지금 여기 두고 가지 않을 거예요! 제가 내일로 나아갈 때는 반드시 함께 갈 거예요! 전 이제 누군가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 거고, 누군가를 희생해서 살아남는 것도 싫어요!

가이아: 너 말이야…… 왜 그렇게 오지랖이 넓은 거야? 지금껏 빛의 무녀니 뭐니 하면서 나름대로 힘든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어!? 그러다가 세계에 밤이 돌아와서 이제 겨우 평범한 여자아이로 돌아갈 수 있게 됐는데, 이번엔 또 뭐? 속성을 되돌린다는, 말도 안 되는 모험에 껴서 어디의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아이나 상대하고 있잖아! 이게 정말 네가 하고 싶은 일이야!? 착한 척도 좀 적당히 하라고! 말 상대가 필요하면 벽에다 대고 말하면 되잖아!

(자리를 떠나버리는 가이아)

린: 가이아…….

위리앙제: ……우리도 이제 에덴 중추로 가도록 하죠.

 

(에덴 중추로 이동)

가이아: 린한테는 미안하지만…… 지금 난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여유가 없어.

린: 아…… 충분히 잘 쉬었어요! 다음 활성화를 하러 언제든지 갈 수 있어요! ……하아.

산크레드: 린은 나한테 맡기고, 넌 재현된 강신 의식에 집중해.

위리앙제: 그럼…… 불속성과 바람속성의 동시 활성화를 시작하겠습니다. 동시에 둘을 상대하는 건 굉장히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만, '과거에 이긴 적이 있다'고 강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린: 이번 활성화는 어디서 하나요?

위리앙제: 불속성과 바람속성 그 둘 모두와 결속력이 강한 장소…… 낮에는 작열하는 태양, 밤에는 폭풍우가 불어닥쳐 여행자를 괴롭혔다는 우화의 발상지, '재의 여정'입니다.

린: 알겠어요. 에덴을 전속력으로 이동시킬게요!

위리앙제: 린……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집중하는 것과 다른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건 다릅니다. 고민거리를 억지로 떨쳐버린다고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린: 위리앙제…… 네, 맞아요. 역시 전 가이아가 신경 쓰이거든요…… 전투가 끝나면 그 부분도 다시 노력해 볼게요!

위리앙제: 네…… 그러면 되는 겁니다.

린: ……목적지에 도달. 환경 에테르를 정체로부터 해방하여 불속성과 바람속성 활성화 실시……! ○○ 씨, 나타나야 할 야만신을 상상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바람이 거칠게 날뛰는 모습…… 바람신 가루다와의 격투와 불이 거칠게 날뛰는 모습…… 화염신 이프리트와의 격투를 강하게 떠올렸다……!)

가이아: 처음에 말을 꺼낸 건 나였지만……. 역시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힘들겠지? 미리 사과해둘게.

산크레드: 화염신 이프리트 얘길 들으니 함께 아말쟈족 조사를 했을 때가 생각나는군. 둘이서 빈민으로 위장하기도 했었는데 말이야. 

위리앙제: 원초세계에서 바람신 가루다의 권속이었던 이크살족…… 이 제1세계에는 유사한 종족이 없는 듯합니다. 그 이유는…….

린: 야만신끼리는 서로 싸우지 않나요? 둘 중 하나만 상대할 수 있다면 편할 텐데, 동시에 쓰러뜨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

 

(희망의 낙원 에덴: 공명편 2 공략 후)

가이아: 린……. 동시에 소환하느라 상당히 피곤할 텐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거지?

산크레드: 다른 에테르 속성을 관장하는 야만신끼리의 융합…… 갈레말 제국의 알테마 웨폰과도 닮은 무서운 성질이야. 하지만 넌 그것조차도 쓰러뜨렸지.

위리앙제: 두 속성의 동시 활성화가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입니다……. 이게 다 제 오랜 친구가 남긴 에테르학의 결실.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을 위해 지식이 쓰여졌습니다.

린: 엄청나요! ○○ 씨! 가루다와 이프리트를 동시에 쓰러뜨리기 위해 둘을 융합시키다니,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었어요……! 이번에야말로 '무의 대지'에 변화가 생겼을까요……? 상태를 보러 어서 밖으로 나가봐요!

린: 해냈어요, 비가 내리고 있어요……! 

 

산크레드: 그야말로 자연의 은혜로군. 게다가 바람에 실린 바다 내음도 느껴져. 원초세계의 해양도시가 생각나는걸.

위리앙제: 잘하셨습니다, 린.

린: 여러분 덕분이죠. 저 혼자서는 도저히……. 이제 남은 건 얼음속성뿐이군요! 가이아……?

가이아: 뭐…… 다음이 끝이라고? 아직 '요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나에게는 이제 가족이 없단 말이야. 아무도 나의 과거를 몰라. 아무도 나의 고독을 이해하지 못 해. 아무도 내 미래와 관련이 없잖아. 나는 멈춰 버린 시간 속에 혼자 있어……!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계속 그럴 거라고……! '무의 대지'에 속성을 되돌린다고?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다면 내 기억도 원래대로 되돌려줘! 뭐라고 말 좀 해봐, 에덴!

 

??: 부족하다――!

가이아: 앗……!

(머리를 감싸쥐고 비틀거리는 가이아)

??: 불길한 빛의 힘으로  진정한 각성은 이루지 못할 것이다. 나 그리고 너도――

가이아: 당신, 나에 대해서 알아? 그럼 진실을 가르쳐줘!

 

??: 너는――

가이아: 나는……

??: 가이아.

가이아: ……가이아.

??: 진정한 기억을 찾아라. 그리고 함께 사명을 완수하자!

가이아: 그딴 건 모른다고!

 

린: 가이아, 괜찮아요!? 정신차려요, 가이아!!

가이아: 시끄러워! 나한테 말 걸지 마! 허억…… 허억…….

가이아: 빗소리에 섞여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 마음을 휘젓는다.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금방 바뀔 거라 생각했지만…… 그 목소리는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었다…….

가이아: '요정'은 다시 입을 다물어 버렸어…… 나를 조종해서 이 에덴에 오고 싶었던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 어째서…… 나인 거야…….

린: 조금 전, 가이아는 굉장히 힘들어 보였어요. 역시 '요정'의 목소리가 들렸던 걸까요? 제가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위리앙제: 지난번처럼 '요정'에게 의식을 빼앗기고 우리를 공격해올지도 모릅니다……. 그녀를 믿지만, 대비는 해야 할 듯합니다…….

소리 없는 어둠 속에서

산크레드: 가이아의 상태가 걱정되긴 하지만…… 이제 마지막 하나…… 얼음속성만 남았어. 빗속에 서서 계속 얘기할 순 없으니 에덴 중추로 돌아가자.

 

(에덴 중추에서 대화)

가이아: 분명 답을 찾길 원했는데……. 지금은 '요정'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내 정체를 알게 되는 것이 조금 두려워.

산크레드: 조금 전 가이아는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었어……. 이제 와서 이런 말도 웃기지만, '요정'의 존재는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같군.

린: 생각해보니 저희는 에덴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은 채 활성화를 진행해 왔던 것 같아요……. 가이아에게 말을 걸고 있는 '요정'은 에덴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위리앙제: 드디어 우리의 작전도 최종 단계를 맞게 되었습니다. 다음 활성화는 얼음속성…… 얼음신의 강신 의식을 재현하게 됩니다. 그 순서 말입니다만……

가이아: 저기, 그 활성화가 끝나면…… 빛의 범람에 집어삼켜졌던 땅이 정말 원래대로 돌아와?

위리앙제: 확증은 없습니다만…… 지맥 결절점 주변에는 분명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도 사실입니다. 몇 년, 몇십 년의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이 세계가 모두 원래대로 돌아올 수도…….

가이아: 그렇게나 오래 걸린다고!?

산크레드: 빛의 범람이 일어난 것이 100년 전. 민필리아가 막지 않았더라면 그 시점에서 이 세계는 끝났을 거다. 린이 아무리 민필리아의 힘을 계승했다고는 해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던 빛의 범람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냐.

린: 100년이 걸려도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는 내일이 오지 않을 거예요. 이건 그런 싸움이에요!

위리앙제: 어느 쪽이든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활동이 조금이라도 결실을 맺게 될 수 있을지는……. 마지막 속성의 활성화가 끝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입니다.

가이아: 정말…… 당신들 대단하다. 내일보다도 훨씬 더 먼 미래를 생각하다니. 난 지금 내 생각만으로도 머릿속이 터질 것 같은데. 나도 '요정'의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말고 나 자신과 똑바로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

하지만 만약 내 정체가 정말로 '어둠의 무녀'인지 뭔지 그런 거라면……? 그건 당신들의 적이라는 소리잖아!? 그럼 분명 다들 내 곁에서 떠나갈 거야. 내 부모처럼 나만 여기 남겨두고 행복한 내일로 가버리고 말겠지…….

(비틀거리는 가이아)

린: 가이아……? 혹시 '요정'의 목소리가 들리는 건가요?

가이아: 어머, 걱정해주는 거야? 그렇겠네…… 또 지난번처럼 이상해져서 갑자기 공격하면 큰일이니까.

린: 그런 거 아니에요! 전 정말로 가이아가 걱정돼서…….

가이아: 난 잠시 나가 있을 테니까…… 계속해, 당신들끼리.

(자리를 뜨는 가이아)

린: 가이아…….

산크레드: '요정'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면 또 저 육체를 빼앗길 수도 있어……. 미안하지만, 저 아이를 좀 보고 와주지 않겠어? 네가 가면 우리보다는 덜 경계할 테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모험가)

 

가이아: 조금 전에 들렸던 '요정'의 목소리……. 똑똑히 말했어, 나는 가이아라고. 에덴은 최초의 죄식자, 빛의 범람의 원흉……. 내가 정말로 '어둠의 무녀'라면 죄식자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 어쩌면 '요정'의 목적이라는 게……!

 

가이아: 아아아아아아아……!! 이게 뭐지……? 내 안에, 이런, 어둠이……!?

 

??: 아아―― 이건 그리웠던 가이아의 어둠! 또 이렇게 하나가 될 수 있을 줄이야.

 

??: 어둠에 이끌린 괴물들이 몰려들고 있군. 이정도 빛은 마음대로 조종해주겠다.

가이아: 죄식자!? 하필 지금……!

 

??: 자, 진정한 각성을―!

 

가이아: 아악……!

산크레드: ○○, 들려? 죄식자가 나타난 걸 린이 감지했어. 혹시 가이아가……?

 

산크레드: 알았어, 넌 가이아를 안으로 옮겨줘. 일단 태세를 정비한 후에 요격하도록 하지.

 

(이동하는 모험가와 가이아)

 

가이아: (의식을 잃은 것 같다…….)

산크레드: 조종당하고 있는 것 같진 않은데…… 위험한 상태인 건 확실해.

위리앙제: 저렇게나 많은 죄식자들이 한곳으로……. 하지만 그 중심에는 다른 존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린: 가이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산크레드: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건 일단 뒤로 미루자. 지금은 바깥의 적을 어떻게든 해결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해.

위리앙제: 가이아를 돌보는 건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 님은 앞쪽에 있는 전송진을 통해 갑판으로 나가서 죄식자를 격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리앙제: 죄식자의 표적은 가이아일까요? 아무래도 지난번 격퇴 때와는 사정이 다른 듯합니다…….

린: 저도 에덴을 제어하면서 도울게요!

산크레드: 난 내부에 침입한 놈들을 해치우지. 넌 밖으로 나가서 격퇴해줘.

 

린: 엄청난 수의 죄식자…… 공격해 주세요!

 

(희망의 낙원 에덴: 공명편 3 공략 후)

위리앙제: 빛의 괴물인 죄식자와 어둠의 무녀……. 서로 반목하는 존재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산크레드: 내부는 이제 안전해. 이제 남은 문제는 가이아의 몸 상태인데…….

린: ○○ 씨! 가이아가 눈을 뜨지 않아요……!

 

가이아: 앗, 이곳은……? 잠깐만, 여기 누구 없어!? ……아무도 없네. '요정'도 없는 것 같고. 가이아: 너무 어둡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너무 조용해……. 죽는다는 게 이런 걸까?

가이아: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네. 늘 시끄러울 정도로 말을 걸어오더니. 마치 벽에다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 ……그래. 난 혼자가 아니었어. 그 사람들이 계속 옆에 있었지…….

린은 대단해. 힘들었을 텐데 도망치기는커녕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오로지 내일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잖아. 린이라면……. 내 정체가 용납되지 않는 존재라고 하더라도 받아들여줄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린 역시 나를 떠나가 버린다면……!?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워. 그런 미래는 보고 싶지 않아…….

???: ……아, ……이……!

가이아: ……아, 그래. 그래서 아빠도 엄마도 하늘로 초대받아 가버렸던 거야.

???: 가이아…… 눈을…… 떠!

가이아: 언젠가 괴로운 내일이 오기 전에 즐거웠던 오늘, 모든 것을 끝내버리려고……. 

 

???: 정…… 차려……! 내 목소리…… 들……려요!?

가이아: 나도 진실을 알고 모두를 잃을 바에는 그냥 지금 모든 걸 끝내버리는 게…….

???: 안 돼! 난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가이아!!

가이아: 아까부터 대체 뭐야? 시끄러워…….

 

린: 부탁이야, 눈을 떠! '더 주세요'의 커피쿠키를 먹으러 가기로 약속했잖아요!?

가이아: ……안 했거든.

린: 가이아……?

 

가이아: ……그런 약속 안 했어. 멋대로 나의 내일을 정하지 마.

 

린: 다행이다……! 가이아가 이대로 눈을 뜨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저는 정말, 정말……!

가이아: 아~~~ 시끄러워! 귀에 대고 떠들지 좀 말아줄래?

가이아: '요정'은 자취를 감췄고 가슴의 통증은 다소 사그러들었다. 린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머릿속에서 메아리처럼 울렸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기분좋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산크레드: 죄식자 무리 중에 이질적인 에테르 덩어리가 있었나 보더군. 바우스리와 같은 대죄식자도 아닌 것 같던데, 그 정도의 무리를 움직일 수 있다니…….

린: 가이아가 무사해서 정말 안심했어요……!

위리앙제: 가이아에게 후유증은 없는 듯합니다만, 원래 체력이 좋은 편도 아니었으니, 크게 무리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빙정, 재회

가이아: 왠지 민폐를 끼친 것 같네…… 미안. 혹시 괜찮다면 작전을 다시 시작해도 상관없어.

린: 저, 가이아…… 신경 써줘서 고맙지만, 정말로 괜찮아요……?

가이아: 이번에는 '요정'의 목소리와 함께 무슨 기억 같은 것이 머릿속으로 들어왔어…… 지금까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린: 뭔가 생각난 건가요?

가이아: 모르겠어……. 순간적으로 뭔가 떠올랐는데, 그게 뭔지는 이해할 수 없어. 마치 내 기억이 아닌 것 같았어.

산크레드: 오래전, 첫 번째 빛의 무녀…… 민필리아는 하이델린의 인도를 받아 '별의 대변인'이 되었지. 만약 '어둠의 무녀'가 조디아크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존재라고 한다면…….

위리앙제: 제1세계의 달에 봉인되어 있는 조디아크의 분할된 힘이 최근 어둠이 돌아오고 전세계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눈을 떴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어둠의 무녀로서의 자질이 있던 가이아가 영향을 받았다…….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린: 빛의 범람을 일으킨 첫 번째 죄식자 에덴과 어둠의 무녀…….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린을 바라보는 가이아)

린: ……가이아? 왜 그래요?

가이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난 괜찮아. 속성의 활성화는…… 이제 하나 남았다고 했지?

위리앙제: 그럼…… 다시 얼음속성의 활성화를 시작하도록 하죠.

산크레드: 얼음신 시바였지. 그 무렵엔 상황이 어수선했을 때라 기억도 모호해. 어떤 야만신이었는지 다시 설명해주겠나?

 

흐레스벨그의 연인

▶ 이젤에게 강림했던 빙의형 야만신

 

린: 1200년 전의 성녀를 상상하며 자기 몸에 신을 강림시켰다고요……? 그런 일이 가능하군요…….

위리앙제: 일반적인 야만신의 경우, 신앙심을 토대로 신화상의 존재인 '신'을 강림시킵니다만……  초월하는 힘을 가졌던 이젤은 과거를 보는 힘을 통해 봤던 인물을, 존경의 뜻을 담아 자신의 몸으로 구현시켰던 것입니다.

린: 자신의 몸으로 구현…….

가이아: 린……?

린: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강신 의식을 재현할 장소는 어디죠?

위리앙제: 얼음속성을 활성화하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는 영구동토대보다 훨씬 멀리 있는, 북쪽 끝의 '대빙하'입니다.

린: 그럼 대빙하까지 에덴을 이동시킬게요! ……목적지에 도달. 환경 에테르를 정체로부터 해방하여 얼음속성 활성화 실시……!

저, ○○ 씨……. 이번엔 저도 현지에 가고 싶어요. ……아니, 사실대로 말하면 제가 직접 그릇이 되어 제 몸에 얼음신을 강림시키고 싶어요……! 얼음속성은 6속성 중에서도 특히 정체에 가까운 힘이에요. 그것을 활성화시키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하게 빛의 힘을 제어해야 해요, 그러니까……!

위리앙제: '빛의 무녀'인 당신이 '얼음의 무녀' 이젤과 같은 방법으로 강림시키겠다는……. ○○ 님이 떠올릴 얼음신은 빙의형 야만신 시바가 맞습니다. 그래서 빙의되는 존재가 유리한 입장이 될 수는 있습니다만……

산크레드: 안 돼! 자신의 몸에 강림시키겠다는 건 ○○ 과 싸우게 된다는 뜻이야!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를 리 없을 텐데? 나 참, 조금은 성장한 줄 알았더니……!

린: 산크레드…….

위리앙제: 빙의 대상이 된다면 의식을 유지하는 일은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까지 재현된 야만신이 사납게 날뛰는 정신을 갖고 있었으니 만들어진 정신에게 육체 제어를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그렇게 되면 아무리 ○○ 님이라 하더라도 사정을 봐가면서 토벌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닐 것입니다.

린: ……위험성은 충분히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하게 해주세요!

산크레드: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지? 지금까지 활성화는 모두 성공했잖아.

린: 그건 제가 에덴을 제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던 거예요. 만약 에덴이 저의 제어를 듣지 않고 자율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죄식자는 원래 본능적으로 에테르를 먹어요. 저희가 지금까지 열심히 활성화시켰던 속성을 다시 잃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위리앙제: 유감이지만…… 그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일시적으로 속성을 활성화시켜도 의미가 없어요. 앞으로 에덴이 눈을 뜨더라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도록 에테르의 올바른 취급법을…… 그리고 저희의 강한 결의를 전해 두고 싶어요!

가이아: 어린아이 훈계하는 일이 아니거든? 죄식자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일이 가능할 리 없잖아…….

린: 이 작전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작전이었어요. 하지만 모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전 기대하고 싶어요…… 미래까지 생각하면서 활성화하고 싶은 거예요!

산크레드: ……네 의견은 어때?

 

 결심은 힘이 된다, 믿자!

▶ 폭주하더라도 상황을 보면서 진정시키겠다

 

산크레드: 그래, 알겠다…… 그렇게 하지. 그렇다면 그 각오로 작전을 성공시키도록 해.

린: 네! 그렇게 걱정하지 말아요. 실수하지 않도록 열심히 할게요…….

가이아: 누, 누가 걱정을 했다고……! 내가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야만신에게 의식을 빼앗기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된다는 거지? 그러니까…….

린: ……그렇더라도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모두와 함께라면 반드시 고난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렇죠?

가이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 정체조차 모르는데……. 

 

린: 뭘 할 수 있는지는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내가 뭘 하고 싶은지가 아닐까요? 난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을 거야, 라고 했었잖아요.

가이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린: 저는 가이아를 믿어요. 반드시 함께 멋진 내일을 맞이하도록 해요!

가이아: 린……!

(얼음이 거칠게 날뛰는 모습…… 얼음신 시바와의 격투를 강하게 떠올렸다……!)

린: 저에게도 보여요……. 이것이 얼음신 시바로군요. 반드시 제어해 볼게요……!

위리앙제: 이슈가르드 건국의 영웅을 소환했던 기사신 토르당 역시 빙의형 야만신을 강림시킨 것이었다고 합니다……. 소망이 인간을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린: 성녀 시바가 꿈꾸던, 용과 인간의 화합…… 그것은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소망'이기도 했을 거예요. 그 힘을 원동력으로 바꿔보겠어요!

산크레드: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안 돼. 토벌하기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해.

가이아: 잊고 있었어…… 내게 참는다는 개념이 없다는 걸. 내일을 바꾸기 위해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어!

 

(희망의 낙원 에덴: 공명편 4 공략)

린: 시바의 힘을…… 재현합니다!

 

시바: 아, 아아아아아아……!!

 

(페이즈 전환 시, 망치를 들고 착지하는 가이아)

가이아: 폭주하고 있잖아! 당장 쓰러뜨려야 해……!

 

(얼음을 깨부수는 가이아)

 

(희망의 낙원 에덴: 공명편 4 공략 후)

가이아: 린!

린: 가이아…….

가이아: 무사해? 시바에게 육체를 빼앗기지는 않았어?

 

린: 나는 괜찮아…… 가이아가 도와주었으니까. 그보다 가이아…….

가이아: 왜?

 

린: ……포크보다 무거운 것, 들 수 있잖아. 

 

(놀라 망치를 떨어뜨리는 가이아)

가이아: 바보! 이럴 때 쓸데없는 농담을……

 

린: 아, 이걸 봐. 굉장히 예쁘지 않아? 기념으로 가져가려고.

가이아: 뭐? 이런 건 금방 녹을 텐데…… 

 

린: 영구빙정인걸? 안 녹을 거야.

가이아: 그런가……. 후훗, 그럴지도. 그럼 다음에 도시로 가져가서 목걸이로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어.

린: 좋은 생각이네!

 

위리앙제: 가지 않으실 겁니까?

산크레드: 쫓아가려고 했는데 말이지. 가이아가 나보다 훨씬 빠르더군. 그걸 보고…… 안심했어. 저 아이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어. 린이 가이아를 믿는다면 나도 가이아를 믿겠어.

 

산크레드: ……그런 게 가족 아니겠어?

위리앙제: 산크레드도 드디어…… 아이를 독립시킬 수 있게 된 것 같군요. 

 

산크레드: 그래, 이 감정은…… 그런 거였군. 언젠가 내가 없어지더라도 분명 괜찮을 거야.

 

린: 그리고 '더 주세요'에도 커피쿠키 먹으러 가자!

가이아: 그거…… 맛없으면 가만 안 둔다?

린: 만약 맛이 없으면 그때는…… 더 맛있는 걸 찾으러 가지, 뭐!

가이아: 못 살아. ……후훗.

린: 아하하하!

(웃음을 터뜨리는 둘)

 

가이아: 들리는 건 해맑은 웃음소리뿐. 지금은 이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에덴 중추에서 린과 대화)

가이아: 아까는 나도 모르게 뛰어들긴 했지만…… 조금은 내 힘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이제 그런 위험한 짓은 다신 안 할 거지만.

산크레드: 나 참, 사람 긴장하게 만들고……. 그나저나 이제 모든 속성의 활성화가 끝났군. 린의 소망은 '무의 대지'에도 전해졌을 거야.

위리앙제: 가장 정체에 가까운 얼음속성을 폭주시켜서 린에게 있는 빛속성의 힘까지 이끌어 낼 줄은……. 상반된 어둠의 힘으로 그것을 억제할 수 있는, '어둠의 무녀' 가이아가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린: 미안해요, 제가 하겠다고 말해놓고, 여러모로 폐를 끼치고 말았어요……. ……'무의 대지'의 상태가 궁금하네요. 밖으로 나가봐요!

 

린: 보세요! '무의 대지'에 자연이……!

위리앙제: 신록이 깃들기 시작한 곳은 결절점 주변뿐인 듯합니다. 그래도 이 공허한 정원에 뿌려진 씨앗이 싹을 틔운 셈이군요…….

가이아: 굉장해……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마치 100년 전에 민필리아가 일으킨 기적을 지금 다시 보고 있는 것 같아.

산크레드: 대단하군……. 기대하긴 했지만, 정말로 자연이 되살아날 줄이야……!

공명하는 씨앗

린: 정체되어 있던 환경 에테르에서 모든 속성의 활동이 느껴져요! 린: 에덴을 통한 세계 재생에 성공한 것 같아요……!

 

▷ 수고했어, 린

▷ 이번에도 힘들었어…….

▶ 가이아의 망치 덕분이야

 

가이아: 무슨 소리야……?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또 기억을 잃은 건 아니거든? 그런 건 처음부터 '없었다'는 얘기야. 반박은 받지 않겠어…… 알았지?

린: 그래요! 가이아가 망치 같은 걸 어떻게 들겠어요! 분명 잘못 본 걸 거예요, 후후후……! 

 

린: 이대로 지맥을 통해 전 세계에 변화가 널리 퍼진다면 좋을 텐데……. 일단 지금은 기다리기로 해요. 대지에도, 우리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니까요.

산크레드: 이제 조급해하지 않는구나, 린. 예전 같았으면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고집을 부렸을 법도 한데.

린: 저는 아직도 많이 미숙해요……. 하지만 이번 활성화를 통해 배우게 됐어요. 누구도 혼자서는 완벽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요. 

 

산크레드: 호오?

린: 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왔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문득, 어쩌면 그건 상당히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어요.

(가이아에게 고개를 돌려 미소짓는 린과, 눈을 피하는 가이아)

린: 이번 강신 의식만 봐도, 얼음신 빙의에 성공하긴 했지만, 의식을 빼앗기고 말았잖아요…… 만약 가이아가 없었다면 전 아마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가이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린이 불러주지 않았다면 눈을 안 떴을지도 모른다고…….

린: 맞아! 우리 둘 다 그런 거야! 나도 가이아도 혼자서는 불안하고 마음이 안 놓이잖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데……. 그럼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서로 도우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불편……해?

가이아: 지금부터 내가 불편하게 할 건데, 괜찮아? ……이렇게 일일이 허락받고 행동하는 사람 봤어? 린이 지금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잖아. 내가 느끼기에 불편하다 싶으면 난 바로 떠날 거야. 나도,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뿐이니까.

하지만 만약 불편해도 내가 싫지 않으면…… 내일도 옆에 있지 않겠어? 나도 린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거고, 안 그래?

린: 응……! 잘 부탁해!

위리앙제: 그럼 아므 아랭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속성이 돌아오고는 있지만 완전하진 않습니다. 이 땅에 오래 있을 수는 없습니다.

 

위리앙제: 산크레드?

산크레드: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아므 아랭에서 린과 대화)

산크레드: 또래 여자아이 둘이 모이니 시끄러워서 당해낼 수가 없더군. 린이 혼자 있을 땐, 이런 적이 없었는데……. 그래도 즐거운 운전이었어.

가이아: 모르드 수크라…… 행상들이 많아 북적거리는 건 좋은데, 너무 시끄러워. 뭐, 교양이 없다는 점에선 율모어도 비슷하지만.

위리앙제: '무의 대지'의 조사 거점은 그대로 놔뒀습니다. 언젠가 또 그 땅을 찾아가게 되면 도움이 되겠지요…….

린: 그럼 협력자분께로 돌아가요. 이번 작전도 무사히 완료했다는 걸 보고해야죠!

가이아: 아까 말했던…… 모르드족의 진미 말인데. 난 쫀득간식꼬치로 할게.

린: 뭐!? 내가 그거 먹으려고 했는데……!

가이아: 린은 그게 좋지 않겠어? 탱글지렁이절임!

린: 그것만큼은 죽어도 싫어!!

산크레드: 너희…… 귀환할 때까지는 아직 작전이 끝난 게 아니라고! 참나, 곤란한 아가씨들 같으니라고.

위리앙제: 린과 가이아, ○○ 님은 모르드 수크로 가서 작전 보고를 부탁드립니다. 저와 산크레드는 크리스타리움으로 먼저 돌아가 다른 현인들과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르드 수크에서 얄포트와 대화)

가이아: 여기는 여전히 냄새가 엄청나네……. 모르드족의 진미는 다음에 먹을래. ……따, 딱히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니야!

린: 가이아를 빨리 크리스타리움으로 데려가고 싶어요. ……아, 하지만 루리 씨에게 보고서를 내야 해요.

얄포트: 어서 돌아오십시오! '무의 대지'에서 펼치신 작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가이아 님도 건강해 보이시니 안심입니다.

가이아: 여기서 요양하는 건 이제 질렸어……. 빨리 푹신한 침대에 눕고 싶어.

얄포트: 보급이 필요한 물건이 있습니까?

린: 음, 당분간 휴식을 취할 거라서 이번 작전 보고서와 함께 한번에 알려드릴게요! ○○ 씨, 이번에는 정말로…… 제가 많이 힘들게 해서……

가이아: 언제까지 그 얘기 하려고 그래! 싫은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아. 좀 더 긍정적으로 살자고!

린: ……알겠어. 지금은 맛있는 것만 생각할게! 그럼 다음 작전이 정해지면 또 알려드릴 테니 그때까지 푹 쉬세요. 다음에도 또…… 열심히 할게요!

가이아: 나도 함께…… 말이지!?

언젠가 꽃이 필 무렵

얄포트: 아, ○○님. 사실은 조금 전, 위리앙제 님한테서 연락이 왔었는데요…… ○○ 님과 린 님에게 앞으로의 조사에 대해, 긴히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을 만난다면 크리스타리움의 '헤매는 계단 식당'으로 오시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으니, 그쪽으로 가보시길 바랍니다.

 

(크리스타리움에서 대기)

위리앙제: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여러분을 오시라고 한 이유는 앞으로의 작전에 대해 의논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이아: 앞으로의 작전이라니……. 그걸 굳이 지금 말할 필요가 있어? 링크펄 같은 편리한 도구도 있는데……

위리앙제: 이 건은 즉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최대한 빨리 말이죠……. 

 

린: 혹시…… '무의 대지'에 무슨 일이 생겼나요?

위리앙제: 아닙니다, 6속성의 활성화가 무사히 끝나, '무의 대지'에는 재생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이아: 그럼 뭐가 문제야?

위리앙제: 가이아도 이미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저희는 원초세계라 불리는 다른 세계의 주민입니다. 지금까지는 영혼만 있는 상태로 활동을 계속해 왔습니다만, 원초세계에 두고 온 신체에 이변이 생기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린: 그러니까 지금처럼, 언제까지고 이쪽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런 뜻이죠?

위리앙제: 네…… 그래서 6속성의 활성화가 끝난 지금, 저희는 '무의 대지'의 재생 계획에서 빠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아쉬운 일이긴 합니다만……

가이아: 그렇구나…… 뭐, 어쩔 수 없지. 그쪽한테는 그쪽 사정이 있는 법이니까.

린: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산크레드: 너라면…… 아니 너희라면 괜찮을 거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희망의 낙원'을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렇지, 린?

린: 네……! 전 아직 미숙하지만, 지금은 혼자가 아니에요.

(가이아를 바라보는 린)

린: 소중한 친구와……

(모험가를 바라보는 린)

린: 존경하는 사람이 함께 있어 줄 테니까요……!

 

▷ 걱정 마!

▶ 어쩔 수 없지……. 

 

산크레드: 너한테는 당분간 계속 폐를 끼치게 되겠지만…… 부디 린과 가이아를 잘 부탁한다.

위리앙제: 아직 '수수께끼의 목소리'의 목적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에덴에게 당신의 기억에 관한 단서가 있다고 해도 결코 감언이설에 넘어가 영혼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십시오…….

가이아: ……기억해둘게.

위리앙제: 그럼 저희는 이만……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에 낭보가 날아오기를 바랍니다.

(위리앙제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아므 아랭의 모르드 수크에 있는 '얄포트'에게 전달해 두자.)

얄포트: 오, ○○ 님. 위리앙제 님과는 만나셨습니까? 그렇군요……. 위리앙제 님과 산크레드 님이 조사 현장에서 물러나신다고요. 달리 해야 할 일이 있으신가 보군요. 여러분의 사정은 잘 알았습니다. 저희는 다음 조사를 위해 보급 물품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그때까지 푹 쉬시길 바랍니다.

이 싸움이 끝나면

얄포트: ○○ 님. '무의 대지' 조사에 관해 보급이 완료되었습니다. 린 님, 가이아 님에게도 연락을 했더니 이제 슬슬 '무의 대지'의 경과를 관찰하러 가야겠네요, 라고 하시던데, 어쩌면…….

가이아: 어머, ○○도 있네.

린: 이쪽에 오셨었군요! 사실은 이제 슬슬 '무의 대지'의 상황을 보러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만약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함께 가지 않으실래요?

얄포트: 아, 중요한 일을 전해드리는 걸 잊고 있었네요. 율모어도 이제 어느 정도 정세가 안정되어 가이아 님의 신상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가이아: 아, 그래……?

린:  기쁘지 않아……?

가이아: ……모두를 공격했을 때의 기억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와서 내 신분을 증명하지 않아도 다들 날 동료로 받아들여줬잖아. 그럼 지금은 '요정'의 정체나 왜 내가 어둠의 힘을 조종할 수 있는지를 확실히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린: 어둠의 힘이라……. 지난번 작전에서는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밝혀내지 못하긴 했지.

 

▷ 목걸이는 만들었어?

▶ 커피쿠키는 맛있었어?

 

린: 네, 굉장히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찌니까 가이아와 반씩 나눠서 조금만 먹었어요.

가이아: 결국 그걸로 부족해서 하나 더 시켰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

린: 그러니까 그것도 반씩 나눠서…….

가이아: 처음부터 안 나누고 그냥 먹음 됐잖아. 너도 못 말려, 참……!

(웃음을 터뜨리는 일행)

가이아: 뭐, 덕분에 잘 쉬었어. 대빙하에서 가져온 얼음도 목걸이로 가공했고…….

린: 쉬는 동안에도 훈련은 계속했어요. '요정'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제가 가이아를 지킬 거예요!

가이아: 너만 믿어. 이제 산크레드도 위리앙제도 없으니까……. 우리끼리 잘해내야 돼!

린: 자, 그럼. '망루'에 세워 놓은 부유선으로 가요!

 

(망루에서 린과 대화)

가이아: 부유선이 잘 점검되어 있는 건 좋은데……. 기왕이면 모르드 수크까지 가져다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린: 부유선 운전 말인데요…… 이번에는 ○○ 씨에게 부탁해도 될까요?

가이아: ……내가 운전할게!

린: 뭐어!? 가이아, 부유선을 운전할 줄 알아?

가이아: 나라고 맨날 놀기만 하는 건 아니거든? 크리스타리움에 있던 모형기로 몰래 연습했어.

린: 대단해!

가이아: 세계의 재생에 관한 건 린에게만 의지했으니까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지. 당신도 여긴 나한테 맡기고 좀 쉬어.

린: 가이아가 운전 연습을 했었다니 전혀 몰랐어요.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가이아와 대화)

가이아: 자, 출발할 거야. 자리에 앉아줄래?

 

린: 대단해, 정말로 운전할 수 있구나! 왜 비밀로 했어?

가이아: 후훗, 린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나도 작전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린: 망치로 얼음을 깨기도 하고?

가이아: 식은 죽 먹기지.

 

린: 아, 그래요. 이번에 크리스타리움의 유지와 협력해서 '수정제'라는 행사가 개최될 거란 걸 알고 계시나요? ○○ 씨와 다른 분들 덕분에 세상에 밤은 돌아왔잖아요. 그런데…… 그 뒤로도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요. 마음의 정리를 할 틈도 없이 새로운 생활에 적응을 해야 해서…… 어른들은 모두 긍정적으로 열심히 지내려고 하지만…… 사실은 모두 지쳐 있지 않을까 싶어요.

 

린: 그래서 저희 같은 젊은 세대가 주체가 되어 시민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기운낼 수 있게 하려는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지금 그 실행위원을 모집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이 조사가 끝나면 실행위원으로 참가해 보려고 해요!

 

▷ 축제는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

▶ 나도 협력하고 싶다

 

린: 후훗, ○○ 씨라면 대환영이죠. 하지만 축제 때만이라도 푹 쉬셔도 괜찮답니다? 저, 가이아도 같이 안 할래?

가이아: 뭐……? 아아, 미안……. 첫 운전이라서 그런가? 긴장했나 봐, 다리에 쥐가 날 것 같아…….

린: 뭐어!?

가이아: ……이, 이제 괜찮아.

린: 정말로 괜찮아? 아이참, 왜 이렇게 놀라게 만드는 거야!

 

린: 이럴 수가…….

가이아: 저것 좀 봐!

린: 저건…… 빛속성의 반짝임? 설마 '무의 대지'에 빛속성 에테르가 작용해서……!?

가이아: 얼음속성을 활성화했을 때 린의 힘이 폭주했기 때문에…… 빛속성까지 함께 활성화되어 버린 것일까? 내 어둠의 힘으로 상쇄된 줄 알았는데!

린: 이러면 원점으로 돌아간 거나 마찬가지예요……. 제가 빙의 대상이 되겠다고 말을 꺼내지만 않았어도!

가이아: 아냐, 린의 탓이 아니야…….

 

가이아: 아앗……!

 

??: 잘 돌아왔어――!! 어둠이야! 늦기 전에 어둠을 되찾는 거야 ――!

 

가이아: 친구의 외침이 나를 이상향으로 유혹한다. 또다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잃어버린 과거가 남아서 떠도는 이 에덴에서.

린: '요정'의 목소리, 지금까지는 잠잠했는데……. 역시 에덴과 가까워졌기 때문일까요?

어둠, 재탄생

가이아: 어둠을 되찾는다…….

린: 가이아, 괜찮아?

가이아: 빛이 범람한 대지에 어둠을……. ……그래! 있지, 빛속성이 활성화된 거라면 이번에는 어둠속성을 활성화시키면 어떨까?

린: 어둠속성을……!? 그렇구나…… 활성화에는 균형도 중요해. 빛속성이 너무 강하다면 상반되는 관계에 있는 어둠속성을 활성화시키면 될 거라고……!? 가이아, 머리 좋다! 그렇게 하면 해결될 수도 있겠어!

가이아: 지난번 작전도 처음엔 잘 안 됐잖아? 나도 모두를 본받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봤을 뿐이야. ○○에게는 또다시 야만신 토벌을 부탁하게 되겠지만.

린: 아직 희망의 싹은 꺾이지 않았어요. 에덴 중추로 가서 어둠속성을 활성화하도록 하죠!

 

(에덴 중추에서 린과 대화)

가이아: 작전 지침을 정하는 일은 꽤 책임이 중대하구나. 이걸로 안 되면…… 아니, 이런 생각해도 소용없으니 지금은 눈앞의 일에 집중할래.

린: 그럼 어둠속성의 활성화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둠속성의 야만신이 있나요? 예전에 예습했던 야만신 중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가이아: 뭐……? 없어!?

린: 굳이 말하자면 어둠의 사도인 아씨엔들이 소환했던 조디아크가 해당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과거에 싸워서 승리한 상대여야 떠올릴 수 있을 텐데…….

가이아: 활성화에 필요한 것은 속성의 가장 활발한 상태였지? 그럼 딱히 야만신이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린: 그래! 어둠속성이 가장 활발한 상태에 대해 따로 짐작 가는 게 있다면……!

 

▷ 보이드의 요마다

▶ 어둠의 범람이다

 

린: 어둠의 범람이라면 제13세계라는 이세계를 멸망시킨 재해가 맞죠? 그래요, 어둠속성의 힘이 넘쳐나고 있다면……! ○○ 씨의 세계를 무로 되돌리려 했던 마왕급 요마 '어둠의 구름'……. 그런 존재하고도 싸운 적이 있는 거예요!?

가이아: 활성화에 딱 맞는 존재네!

린: 아…… 그런데 장소는 어떻게 할까요? 이 세계에서 가장 어둠과 관련이 깊은 장소. 그걸 모르면 활성화는 할 수 없어요…….

가이아: 어둠이 강한 장소라……. ……어둠의 전사와 어둠의 무녀가 있으니까 여기가 아닐까?

린: 여기!? 아무리 두 사람의 어둠이 강하다고 해도 빛이 범람하고 있는 현재 상태를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될 것 같은데……?

가이아: 린이 있는데 무슨 문제야. 네가 빛을 억제하고 내가 어둠을 증폭시키는 거야. 둘이 힘을 합쳐서 속성 활성화를 하는 거지!

린: 둘이 힘을 합쳐서…….…… 좋은 생각이야! 혼자서는 안 되지만, 둘이라면 할 수 있어! 겁내지 않아도 돼!

가이아: 그나저나…… 이 모든 걸 우리끼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린: 후훗, 대신에 작전이 끝나면 우리에게 상도 줄 겸 축제를 실컷 즐기자!

가이아: 축제……?

린: 아까 부유선 타고 오면서 얘기했잖아. 같이 수정제 실행위원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달콤한 과자 같은 걸 많이 먹을 수도 있을 거야.

가이아: 아아…… 미안, 운전에 집중하느라 잘 못들었나 봐…….

린: 그럼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이제 어둠속성 활성화를 해야지! 환경 에테르를 정체로부터 해방하여…….

가이아: 어둠속성 활성화 실시……!

린: ○○ 씨, 나타나야 할 요마를 상상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어둠이 거칠게 날뛰는 모습…… 어둠의 구름과의 격투를 강하게 떠올렸다……!)

린: 지난번에는 제가 말을 꺼내서 빙의형 야만신을 강림시켰지만, 불안이 조금도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안심하고 활성화를 할 수 있어요!

가이아: 재현된 강신 의식이 아니라 재현된 요마 소환……. 어둠의 힘을 조금은 제어할 수 있게 됐으니 한번 해보자고!

 

(희망의 낙원 에덴: 재생편 1 공략 후)

린: 어둠의 범람에 집어삼켜진 세계……. 우리의 세계도 빛의 범람에 집어삼켜졌더라면 그렇게 되었을까요……?

가이아: 요마 소환의 재현…… 어쨌든 성공한 것 같아. ○○도 토벌 수고했어.

린: 잘했어, 가이아! 어둠의 힘을 완벽하게 제어하던걸.

가이아: 린이 도와줬기 때문이야. 우리 좀 괜찮은 콤비 같지 않아?

린: 맞아!

가이아: 그럼 바로 '무의 대지' 상태를 보러 가보자.

 

(메마른 무의 대지의 모습)

가이아: ……여전히 메마른 상태야. 어둠속성이 활성화되면 넘치던 빛을 상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빛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 

 

린: 반짝임에 변화가……!?

가이아: 그 빛은 눈을 깜박일 때마다 색을 바꾸어 눈동자 깊은 곳에 똑똑히 새겼다. 과거에 잃어버린 선명한 풍경을…….

린: 환경 에테르가 지금껏 없던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옛 기억

가이아: 어둠의 활성화로 빛은 상쇄된 것 같아. 하지만 이 안 좋은 감각은 뭐지……!?

??: 빛의 범람으로부터 100년―― 계속 이날만을 기다렸다!

가이아: 당신…… 역시 거기서 속삭이고 있었구나? 에덴!

 

린: 저 표식은…… 아씨엔!?

아씨엔 미트론: 그렇다. 나는 계율왕의 사도, 아씨엔 미트론……!

가이아: 그 목소리…… 당신이 '요정'의 정체야?

아씨엔 미트론: 후후후, 고맙게도 어둠을 활성화시켜 빛의 감옥에 갇혀 있던 내 혼을 각성시켜 주셨군!

린: 빛의 감옥……. 에덴이 아씨엔을 봉인하고 있었다고……? 아, 아니, 이 기운은 에덴 그 자체인데……! 설마 에덴은 아씨엔이 죄식자가 된 거였어!?

가이아: 아씨엔이란 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반응을 보자면 썩 달가운 존재는 아닌가 보네. 그런 녀석의 속삭임에 넘어가서 어둠속성의 활성화를 제안하다니 내가 큰 실수를 하고 말았어…….

 

아씨엔 미트론: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건 너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니까. 기나긴 기다림 끝에…… 아직 육체는 괴이한 형태로 변한 상태긴 하지만 환체의 형태로 이렇게 다시 대지에 서는 날이 오다니. 너라면 내 속삭임에 반드시 응답해줄 거라 믿고 있었다, 가이아.

가이아: 친한 척하지 마……! 당신과 내가 무슨 관계가 있단 소리야?

아씨엔 미트론: 훗, 여전히 건망증이 심한 소녀로군……. 그렇다면 그 질문에 대답해 주도록 하지. 그러면 너도 기억을 되찾기 쉬울 테니까. 과거 제13세계에서 '어둠의 범람'이 일어났다……. 그 영향으로 정반대 방향에 위치한 이곳 제1세계는 언제든 빛의 힘이 흘러넘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빛의 범람'이 일어나면 이 세계도 다시 이용할 수 없는 티끌이 된다. 우리는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감시자였다. 그 후, 에메트셀크가 '빛의 범람'을 이용해 아더를…… 세계 통합을 이루려는 계획을 생각해냈지. 우리는 그 계획 아래서 움직이게 되었다. 

 

아씨엔 미트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붕괴할 때 빛의 증폭을 막으려던 계획은 실패……. 아르버트를 비롯한 빛의 전사들과 직접 대결하고…… 우리는 졌다. 하지만 우리는 불멸의 존재. 육체가 사라지더라도 혼을 차원의 틈으로 대피시켜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지.

린: 아씨엔의 환생……. 타인의 육체로 옮겨가며 행동하는 아씨엔을 저도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아씨엔 미트론: 하지만 아르버트의 마음이 실린 빛의 일격은 강하고 재빨라서 혼을 대피시킬 틈도 없이 나를 뚫고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 강렬한 빛에 잠식당한 내 육체는 변이를 일으켰고……

가이아: 당신은 최초의 죄식자…… 에덴이 된 거네. 강한 빛의 힘으로 괴이한 모습으로 변하다니 대죄식자와 똑같잖아.

아씨엔 미트론: 에덴이 된 나에게 더 이상 내 의지는 없었다. 모든 어둠의 존재를 소멸시키겠다는 아르버트의 마음에 영향을 받았는지 나는 의식이 없는 채로 빛이란 빛은 모두 발산시켜서 이 세계 전체를 빛으로 물들였지.

린: 그것이 '빛의 범람'의 발단이자 모든 죄식자의 행동 원리……!?

아씨엔 미트론: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운 좋게도 날 막아서는 자가 나타났다. 너희가 말하는 민필리아라는 빛의 사도다. 그로 인해 내 의식은 희미하게 돌아왔지만, 변이한 육체를 제어할 수는 없어 대지에 쓰러진 상태 그대로였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아주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뿐…….

린: 하지만 에메트셀크라면 죄식자가 된 당신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아씨엔 미트론: ……그들 원형에게 윤회자는 대체품이다. 다른 거울 세계로 가면 나와 같은 혼을 가지고 환생한 존재를 찾을 수 있겠지. 에덴에 간섭해서 에테르의 균형을 흐트러뜨릴 것도 없이 이미 다른 사람을 새로운 미트론의 자리에 앉혔을 것이다.

가이아: 빛의 전사에게 진 당신은 동료에게 버림받았다는 얘기네.

아씨엔 미트론: 따라서 난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속삭였다. 여기 제1세계에서 유일하게 나를 이 감옥에서 꺼내줄 사람…… 그래, 가이아, 네 이름을.

가이아: 내가 어릴 때부터 들었던 것이 당신이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였다는 거야?

아씨엔 미트론: 그렇다, 하지만 그래도 너는 사명을 떠올리지 못했고 일시적으로 힘을 발산하는 일밖에 하지 못했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 세계에서 빛이 물러나고 어둠이 돌아왔다. 활성의 힘을 얻음으로써 내 목소리는 강해졌고 드디어 가이아의 육체에 '접속'해서 의식을 빼앗을 수 있게 되었다!

가이아: 에덴이라는 감옥을 파괴하고 자신의 혼을 해방시키는 것……. 그것이 내 의식을 빼앗아 이들을 습격했던 그 사건의 진실이구나. 뭐, 그것도 ○○이 막았지만.

아씨엔 미트론: 하지만 그 후로 너희가 시작한 속성 활성화를 통해서 대지에서 각 속성의 에테르를 흡수해 에덴에 축적할 수 있었던 건 요행이었지. 육체를 잠식한 빛의 비율은 서서히 줄어들었고, 마지막으로 어둠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자 난 완전히 각성해…… 이렇게 환체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됐다.

린: 그럼 우리가 해왔던 속성 활성화는 아씨엔의 부활을 돕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단 건가요……!?

가이아: 그래서? 당신 이야기를 들어도 '그게 뭐?'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 난 기분 나쁜 목소리 때문에 고통스러웠고 무의식 상태로 다른 사람을 습격하고…… 아주 제대로 민폐였다고. 그보다도 나와 당신의 관계를 알고 싶은데?

아씨엔 미트론: 더 많은 것을 알려면, 더 걸맞은 장소가 있다. 에덴의 내부로 들어오도록……!

가이아: 잠깐 기다려!

(사라지는 미트론)

 

(린과 대화)

가이아: 활성화한 속성의 에테르가 에덴에게 축적되어 있다면 더욱더 미트론을 저대로 놔둘 수는 없어. 세계를 재생시키기 위해서라도 쓰러뜨러야 해.

 

린: 모든 속성의 에테르를 축적한 에덴…… 즉 아씨엔 미트론을 쓰러뜨리면 '무의 대지'에도 다시 녹음이 되살아날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의 에덴은 제가 제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듯해요. '요정'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위리앙제도 말했었고요…… 일단 신중하게 행동해야겠어요. 이럴 때 산크레드와 동료분들이 있었다면…….

가이아: 잠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린: 미안…… 약한 소리를 해선 안 되겠지! 우리끼리 어떻게든 해결해야 해.

가이아: 그게 아니라. 위리앙제랑 산크레드라니…… 그게 누구야?

(놀라 입을 벌리는 린과 모험가)

 

가이아: 거짓말……! 내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는 거야? 의식은 내내 또렷했는데!?

린: 그러고 보니 아까도 축제 이야기를 기억 못했지……. 미트론이 각성한 영향을 받아 가이아의 의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걸까요?

가이아: 더욱더 여유롭게 있을 때가 아니야. 저 녀석에게 의식의 주도권을 빼앗기기 전에 빨리 어떻게든 해야겠어……!

린: 그치만 이런 생각은 하고 싶진 않지만…… 우리들에 대한 기억까지 잊어 버리면 어떻게 해? 전투의 목적조차 모르게 될지도 몰라.

가이아: 그럼…… 잊어버리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이 모두와의 추억을 만들어가면 돼, 그뿐이야. 있지, 조금 전 위리앙제와…… 산크레드? 두 사람에 대해서 말해줄래? 상황이 이러니 일부러 더 즐겁고 밝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린: 위리앙제는 굉장히 알고 있는 지식이 많았지만…… 지식을 지혜로 만들기 위해서는 책을 읽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반드시 스스로 확인을 하라고 하는…… 그런 사람이었어.

가이아: 아아…… 알 것 같아. 본인이 체험한 일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 남잖아. 린과 먹었던 커피쿠키 맛처럼.

(미소짓는 린)

가이아: 있지, 위리앙제에 대해서 당신도 뭔가 얘기해주지 않을래?

 

▷ 예언시 연구자였어

▶ 새로운 술식을 만드는 연구자였어

 

가이아: 헤엄치는 대신에 물 위를 걷는 술식을!? 후훗, 머리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네. ……그 술식, 가르쳐주면 좋았을 텐데.

린: 그럼 다음에 내가 가르쳐 줄게. ……헤엄치는 법을! 산크레드는 율모어에 유폐되어 있던 나를 바깥 세상으로 데리고 나와준…… 기사 같은 사람. 린이라는 이름도 그가 지어준 거야!

 

▷ 첩보 전문가였어

▶ 사랑을 노래하는 방랑 음유시인이었어

 

린: 산크레드가…… 사랑의 시를……!? 그런 이야기는 저도 처음 들어요.

가이아: 아, 그래서 단어 선택이 좋구나. 린이라는 이름, 정말 멋지지 않아?

 

린: 저기 있는 건블레이드는 그가 애용하던 거야. 산크레드와는 더 이상 만날 수 없지만, 그와 함께 했던 추억은 이렇게 형태를 바꿔서 계속 내 곁에 남아 있어.

가이아: 추억은 형태를 바꿔서 남아 있는 거라…….

 

가이아: 그럼, 다음부터는 일기라도 써서 내가 겪은 일을 남겨볼까 봐.

린: 좋은 생각이야! 나도 쓸 테니까 우리 서로 교환하자!

가이아: 다시 여기로 돌아와야겠네. ……약속이야.

린: 응…… 약속!

가이아: 모두와 함께 있다면 난 괜찮아. 세계를 재생시키기 위해 미트론에게 가자!

린: 모두와 함께 지냈던 날들을 돌아보니 신기할 정도로 사소한 것까지 떠올라요. 무심코 했던 말들과 행동, 표정……. 모두 기억하려고 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그것들이 모두 모여서 추억이란 형태가 되었어요. 그러니까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나간 계절을 떠올리려고 하는 것……. 그 시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가이아: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잊고 있던 건 파악할 수 있었어. ……하지만 그건 결코 내가 떠올린 것이 아냐. 내가 체험한 일이라는 실감은 나지 않거든. 그것과 마찬가지로 미트론이 무슨 말을 하든 그게 정말인지 아닌지 전혀 알 수가 없어. 그저 지식으로 새롭게 기억될 뿐. 미트론도 그 정도는 알고 있을 텐데. 대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는 걸까?

 

가이아: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였어. 그럼 이제 나머지 이야기를 들려주지 그래.

아씨엔 미트론: 이번에는 방식을 바꿔서 그 눈동자에 보여주도록 하지. 너희들이 했던 강신 의식의 재현처럼 과거의 사건을 재현하겠다…….

린: 아씨엔이 강신 의식 재현을……!?

아씨엔 미트론: 지금 재현하는 것은 100년 전의 격전. 이 제1세계의 어둠을 지배했던 반영웅과 빛의 전사 아르버트와의 전투다……!

 

▷ 우리가 아르버트 역할을?

  ……실바를 말하는 건가?

▶ 종말의 아모로트와 같은 재현인가

 

아씨엔 미트론: 호오, 에메트셀크가 그런 일을? 과거를 알려면 체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긴 하지. 창조 마법의 힘이 있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지.

가이아: 그 전투라면 나도 들은 적이 있어. 이제 와서 그런 걸 본다고 한들 뭔가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아씨엔 미트론: 지금까지는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정체했던 시간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 혼은 이미 100년 전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을 터.

린: 가이아, 저자의 말을 들으면 안 돼.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또 지난번처럼 조종당할 거야!

가이아: 린……. 그래, 저자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어. 지금 난 혼자가 아니니까. 당신 생각대로 되진 않을 거야!

아씨엔 미트론: 빛을 맹신하는 어리석은 자가 가이아를 현혹시키다니. 그곳에 있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인데……! 그렇다면 그 거슬리는 목소리가 닿지 않도록 갈라놓을 수밖에. 

 

(미트론이 가이아를 어딘가로 이동시켜버리고, 린이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린: 가이아를 어디로 보냈어!?

아씨엔 미트론: 너희들은 가이아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한 연기자가 되어 줘야겠다. 그녀를 되찾고 싶다면 반영웅과 싸우고 승리해라.

(린과 모험가를 이동시키는 미트론)

 

린: 아아, 이럴 수가……! 미트론이 뭔가 술수를 부릴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가이아와 떨어뜨려놓다니!

 

  그녀를 혼자 놔둬선 안 돼

▶ 지금은 미트론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어

 

린: 조금 전 활성화처럼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하라는 대로 해도 가이아를 풀어줄 거라고는, 도저히……. 하지만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과거 아르버트가 쓰러뜨린 상대를 재현한다면 그 혼을 물려받은 당신이 쓰러뜨릴 수 있을 거예요. 늘 하던 강신 의식 재현 때처럼 마음을 강하게 먹도록 해요!

아직 에테르의 흐름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어요. 여기서 제가 제어한다면 ○○ 씨 한 명 정도는 전투 장소로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미트론의 진의는 알 수 없지만, 가이아를 구하고 싶다는 우리의 목적은 확실해요. 100년 전 전투의 재현…… 반드시 승리해 주세요!

린: 100년 전 전투의 재현……. 지금까지 했던 강신 의식 재현과는 사정이 달라요. 훨씬 더 조심하셔야 해요!

 

(희망의 낙원 에덴: 재생편 1 공략 후)

가이아: 알고 있어, 지금 이 전투…… 어째서지? 으으, 머리가……!

린: 전투에 결판이 나자 이쪽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이아도 전송돼 와 있었고……. 무사한 것 같긴 한데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가이아: 영웅과 그림자의 왕과의 전투. 내가 전에도 본 적 있었나……?

아씨엔 미트론: 그렇다, 넌 100년 전에도 목격했어.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창조한 반영웅이 영웅에게 패하고 사라지던 순간을…….

가이아: 둘이 힘을 합쳐? 그래, 나에게는 소중한 친구가…….

린: 아씨엔의 말을 들으면 안 돼! 100년이나 지난 일 따위, 너하곤 상관없잖아!?

아씨엔 미트론: 내 목소리에 몸을 맡겨라. 그러면 쓸모없는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진정한 자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가이아: ……쓸모없는 기억, 이라고? 이제서야 알았어……. 지금처럼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귀에 대고 속삭여서 내 기억을 모호하게 만들었지?

아씨엔 미트론: 그렇다, 지금까지는 내 힘이 부족한 탓에 그 기억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이라면 쓸모없는 기억을 모조리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이아: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래!? 내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추억 중에 쓸모없는 것은 단 하나도 없어! 그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당신 목소리 따위는 더 듣고 싶지 않아. 내가 듣고 싶은 건, 웃으면서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친구의 목소리뿐이야!

아씨엔 미트론: 그 멋진 세계에서 살았던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겠다는 건가!?

 

가이아: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미래를 만들기 위해 살고 있어. 진정한 기억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멋대로 과거형으로 취급받는 건 짜증나!

아씨엔 미트론: 큭…… 아무래도 가이아의 혼은 나와는 다른 시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군. 모든 것은 100년 전…… 아르버트와 승부를 낼 때, 나만 빛의 감옥에 갇히지 않고 너와 함께 죽어 환생할 수 있었더라면……. 과거의 기억을 되찾지는 못하더라도 함께 미래를 향해 걸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

가이아: 무슨 뜻이야? 그럼 나도 당신과 함께 아르버트와 싸웠다는 거야?

아씨엔 미트론: 그렇다, 그때 우리는 말 그대로 하나가 되어 싸웠다. 하지만 그 빛의 일격은 우리를 다시 떨어뜨려 놓았지……. 괴이하게 변한 나의 육체가 영원히 고독하게 살고 있는 동안 너는 계속해서 환생을 반복했고, 그 옆에는 늘 누군가 있었다. ……내가 아닌 사람이!

린: 당신이 처한 상황이 괴로운 것은 이해할 수 있어요. 나 역시 타인에 의해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왔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행복을 망가뜨려도 되는 건 아니에요! 

 

아씨엔 미트론: 그렇지…… 둘이 떨어져 있으니까 안 되는 거야. 지금 다시 나와 가이아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혼을 넘어서 기억을 공유할 수 있어……! 

 

가이아: 내 안의 어둠이 활성화되고 있어……!?

 

린: 아씨엔의 표식이……!

가이아: 어……? 내가 대체 뭘……? 어째서 이런 곳에……?

 

린: 정신 차려, 가이아! 약속했잖아, 절대로 잊지 않기로.

 

가이아: ……넌, 누구야?

아씨엔 미트론: 그래, 꺼림직한 빛에 관련된 기억은 모두 잊어버리고 함께 어둠으로 돌아가자, 영원히……! 나는 네가 되고, 우리는 하나가 되리니!

 

(미트론이 가이아에게 향하고, 일행은 막아서지만 결국 둘은 융합된다.)

아씨엔 프라임: 지금 진정한 기억이 되살아났어…….

린: 가이아는 아씨엔이 환생한 존재였어……!?

아씨엔 프라임: 네가 아는 소녀는 이제 없다. 지금 눈을 뜬 것은 계율왕의 무녀이자 아씨엔 알로그리프의 자리에 앉은 자, 가이아……! 

 

(어떠한 광경이 모험가의 머릿속에 재생된다.)

 

아씨엔 미트론: 정말이지…… 정말로 오랜만이야, 알로그리프. 이렇게 다시 만날 날을 얼마나 꿈꿔왔는지 몰라.

아씨엔 알로그리프: 당신이 미트론……이야? 그…… 그런 모습이었던가? 기억을 되찾은 직후라 그렇겠지만 도무지 기억과 인식이 일치하지 않아.

아씨엔 미트론: 그럴 수밖에. 우리 둘 다 환생을 반복하다 보니 모습과 목소리가 과거와는 다르게 변해버렸거든. 하지만 혼은 변하지 않았어. 난 바로 너란 걸 알아봤어. 건망증이 심한 것까지 예전하고 똑같아.

아씨엔 알로그리프: 잊어버리지 않았어! ……과거의 나라니?

아씨엔 미트론: 우리는 함께 14인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조디아크의 소환에 몸을 바쳤어. 특히 넌 강신 의식의 무녀라는 중요한 존재였지. 최종적으로 그 역할은 엘리디부스가 맡게 됐지만 말이야.

아씨엔 알로그리프: 당신은 그 재해 속에서 늘 내 옆에 있었고, 날 지켜주었어……. 그래, 마치 '기사' 같은 존재였지.

아씨엔 미트론: 하지만 지키지 못했어……! 그 끔찍한 하이델린의 일격으로 인해 세계는 14개로 갈라져 버리고 말았어.

아씨엔 알로그리프: 에메트셀크에게 들었어. 세계를 재통합하려는 거지? 그 때문에 내 기억을 되찾아줬다고.

씨엔 미트론: 나도 이것저것 시도는 하고 있는데, 잘 안 돼. 하지만 지금은 네가 있어. 둘이서 힘을 합쳐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리자!

아씨엔 알로그리프: 나에게 그런 힘이 있을까?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아씨엔 미트론: 힘이 부족한 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혼자서는 이루지 못하더라도 둘이 함께 하면 반드시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을 거야!

 

아씨엔 알로그리프: 후훗, 신기하네……. 당신 목소리를 들으니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이제 나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겠어?

아씨엔 미트론: 네가 원한다면.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귀에 속삭여줄게, 네 이름을. 그리고 함께 멋진 내일로…….

아씨엔 알로그리프: ……고마워, 미트론.

 

아씨엔 프라임: 계속…… 이 에덴에서 부르고 있었어. 고대의 기억을 되살리고 진정한 환생을 이루기 위해서. 그것도 기억의 크리스탈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꿈이었지만, 이렇게 둘이 하나가 되니 기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지금, 세계 또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자. 그것이 우리의 소망…….

린: 이럴 수가…… 가이아의 의식은 아씨엔에게 빼앗기고 말았어?

아씨엔 프라임: 그 이름을 쉽사리 입에 올리지 않았으면 하네……. 가이아는 원래 아씨엔 알로그리프의 진정한 이름일 뿐이고 거기에 너희와의 유대 관계 따위는 존재하지 않거든? 네 친구였던 소녀에게는 부모님께 받은 다른 이름이 있지 않을까? 그걸 불러보면 어떨까?

린: ……그녀는 가이아라는 이름을 받아들이고 나에게도 그렇게 불러달라고 말했어요. 그러니 그녀의 진짜 이름 같은 건 그 정체가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나는 그녀를 가이아라고 부를 거예요!

아씨엔 프라임: 우습네…….

 

  그래도 그녀의 이름을 계속 부르자!

▶ 아씨엔의 융합은 쓰러뜨리면 해제할 수 있어!

 

린: 당신들의 사정 때문에 이 세계를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않겠어요! 가이아를 되찾을 거예요!

아씨엔 프라임: 빛에 눈먼 자들이 또다시 우리 사이를 갈라놓겠다는 거야? 그렇다면……!

 

린: 이, 이건……!? 내 머릿속의 상상을 이용해서 재현된 강신 의식을……!?

아씨엔 프라임: 그래, 창조 마법을 이용해서 네가 생각하는, 가장 강한 자를 소환해주지.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최강의 존재를……!

기사의 맹세

린: 머릿속에 뭔가 떠오르고 있어……! 강신 의식을 재현하기 위해서 내 의식을 강제로 집중시키려 하고 있는 건가……? 이것이 '요정'의 간섭……!? 가이아는 지금까지 계속 이런 고통에 시달려 온 건가?

저는 괜찮아요……! 그보다 지금 소환하려고 하는 존재는 지금까지 당신이 싸우고 쓰러뜨렸던 상대가 아니에요. 만약 정말로 아씨엔의 말이 맞다면 당신이 뛰어넘을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혹시 제가 상상한 것이 그대로 나타난다면 그건 반드시 희망의 상징일 거예요! 마음의 힘으로 아씨엔의 술수를 격파하도록 해요!

린: 최강의 존재……. 설령 그것이 진짜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그럼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발 앞으로 나아가 과거에 상상했던 모든 것을 뛰어넘으면 돼요!

 

(희망의 낙원 에덴: 재생편 3 공략)

린: 이건…… 율모어의 감옥!? 그 어떤 것이 앞을 가로막는다 해도…… 절대로 희망을 버리지 않을 거예요!

 

(희망의 낙원 에덴: 재생편 3 공략 후)

페이트 브레이커: 내 딸이 나아가는 내일에 축복을 

 

린: 나의 소중한 가족과의 추억을 파괴를 위해서 이용하다니…… 용서 못해!

아씨엔 프라임: 말도 안 돼…… 최강의 존재를 쓰러뜨리다니. 진정한 인간들조차 자신의 공포심을 이기지 못해 별을 멸망으로 이끌었거늘……. 너희들 같은 불완전한 생명이 우리보다 우수한 혼을 갖고 있다는 거야!?

 

(무언가 수를 쓰려던 아씨엔 프라임이 머리를 부여잡는다.)

가이아: 지금이야, 빨리 이자를 쓰러뜨려!

린: 가이아의 의식이 아직 남아 있어요! 알로그리프의 의식과 싸우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유지하려 하고 있어요!

아씨엔 프라임: 사라진 줄 알았던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방해하다니……! 이렇게 된 이상, 그 소녀의 자아를 만드는 모든 기억을 삭제하겠다……!

 

(떠다니다 부서지는 조각들)

 

린: 이건…… 우리가 함께 쌓은 가이아의 추억이 사라지고 있는 거야!? 

아씨엔 프라임: 방해가 되는 기억을 삭제해서 혼을 정화시켜야 해. 그리고 두 번 다시 새로운 추억이 생기지 않도록 너희도 모두 지워야 한다……!

 

(모든 조각들이 일제히 부서진다.)

린: ……갈라졌던 혼이 쌓았던 추억은 그렇게 가치가 없는 것인가요? 알로그리프뿐만이 아니에요, 미트론도 환생해서 아씨엔의 기억을 되찾기 이전의 평범한 인간으로 살았던 기억이 있을 텐데……! 그때 쌓았던 수많은 추억들……. 그중에 단 하나라도 떠올리고 싶은 것이 없는 건가요!?

아씨엔 프라임: 그 멋진 날들을 능가할 추억은 없어.

린: ……당신들이 보기에 우리는 불완전하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존재일지 몰라요. 그럼에도…… 100년, 1000년 뒤에 과거와 같은 멋진 미래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남아 있잖아요! 당신은 그런 희망의 싹조차도 꺾어버리겠다는 건가요!?

아씨엔 프라임: 미래에 꽃이 필지 안 필지 모르는 씨앗에 기대는 하지 않아. 과거 또한 되찾을 수 없다면 그리워하지 않겠어. 내가 꿈꾸는 것은 결코 꽃이 지지 않는 희망의 낙원이야.

 

아씨엔 프라임: 더 이상 세계를 통합할 방도가 없다면 우리는 지금이라는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겠다……!

린: 에덴이 바깥 세계의 에테르를 흡수하고 있어요……! 이대로 놔두면 이 세계에서 속성뿐 아니라 모든 에테르가 메말라 버릴 거예요!

아씨엔 프라임: 지금 에덴의 내부는 빛과 어둠, 모든 속성으로 가득 차 시간이 흐르지도, 멈추지도 않는 영원한 이상향이 되었다. 우리의 혼과 기억은 에덴과 하나가 되어 아무의 간섭도 받지 않고 영원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잘 가라, 빛의 무녀여.

 

린: 가이아를 데려가지 마! 제 힘으로 에테르의 조화를 흐트러뜨리고 에덴이 만들어낸 이상향에 틈을 만들게요. ○○ 씨는 그곳을 통해서 내부로……!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아. 반드시 가이아를 구해낼 거야! 과거 나를 구해준 두 명의 아버지처럼!

 

함께 내일을 향해 나아가자!

▶ 이번에는 어둠의 무녀를 위해 싸우자!

 

(틈을 만드는 린)

린: 꽃이 지지 않는 세계…… 그것이 과연 이상향일까요? 생명은 덧없기 때문에 숭고한 것이 아닐까요? 영원히 내일이 오지 않는 시간에 갇혀 버린다니, 가이아는 분명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 언젠가 죽어 사라질 운명이라고 해도 그래도 저는 가이아와 함께 내일을 향해 걷고 싶어요. 그러니까…… 반드시 되찾고 말 거예요!

 

(희망의 낙원 에덴: 재생편 4 공략 후)

가이아: (미트론과의 융합은 풀려 있다. 하지만 의식은 없는 듯하다…….)

린: 가이아와 미트론의 융합은 풀린 듯해요. ……하지만 가이아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요! 혼이 돌아와야 할 곳을 못 찾고 있을지도……. 기억을 하지 못해도 상관없어.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그러니까 대답만이라도 해봐, 네 목소리를 들려줘!

 

마음의 힘을 믿어!

▶ 전에도 한 번 한 적 있잖아?

 

린: ○○ 씨…….

 

린: 이게 소매 속에……? ……우리가 만든 목걸이, 계속 갖고 다녔구나. 안 어울려서 안 할 거라더니……! 내 마음과 가이아의 마음이 담긴 목걸이. 이걸 이정표로 삼으면 혹시……!

(의식이 없는 듯하다. 돌아오는 곳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

(대화창에서 대화 방식을 '말하기'로 한 다음 키보드 또는 가상 키보드로 "가이아"를 포함하는 문장을 원하는 대로 입력하여 가이아를 불러보세요.)

린: 가이아, 난 여기 있어!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어! 약속했잖아!?

(목걸이가 희미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린: 우리의 목소리는 들렸을 거예요! 이제 가이아가 대답만 해준다면……!  만약 돌아올 곳이 어딘지 모른다면. ……내가 데리러 갈게! 네 마음이 어디에 갇혀 있어도 내가 반드시 구해낼 거야!

(클로즈업되는 산크레드의 건블레이드)

린: 내가 받은 마음에 맹세해!

 

가이아: 여기는 어디……? 가이아: ……그래, 미트론과의 융합이 풀려서 원래 내 의식이 돌아왔구나.

 

아씨엔 미트론: 그래, 가이아……. 겨우 다시 만났는데, 다시 갈라지고 말았어…….

가이아: 마지막까지 원망하는 투로 말하지 말아줄래? 이제 당신의 소원은 이루어진 거잖아. 더 기쁜 표정을 짓지 그래?

아씨엔 미트론: 내, 소원……?

가이아: 당신의 혼은 에덴에서 해방되어 환생의 여행을 떠날 거야. 그러면 언젠가 틀림없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환생해서 모습도, 목소리도 다른 사람이 된 나를 당신은 찾아냈잖아. 그럼 나도 다시 태어난 당신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아씨엔 미트론: ……인간의 기억은 믿을 수 없어. 지금 네가 한 말도 어차피 금방 잊어버릴 테지. 

 

가이아: 그래, 그럴지도 몰라. 시간은 잔혹하니까…… 아무리 세게 쥐고 있어도 추억은 결국 나를 떠나가…….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난 추억을 책으로 남겨서 미래까지 계속해서 이야기할 거야.

아씨엔 미트론: 책, 이라고……?

가이아: 그래, 읽은 사람은 누구나 과거에 약속했던 사람을 찾아나서고 싶어지는 그런 책……. 건망증 심한 무녀와 기사의 이야기! 

 

(가이아와 알로그리프의 모습이 교차되어 보인다. 미트론은 미소짓는다.)

아씨엔 미트론: 훗, 역시 넌 여전하구나……. 펜도 못 들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점이. 

 

가이아: 펜 정도는 들 수 있거든! 잠깐만!? 그런 기억은 미래로 가지고 가지 마! 정정하라고!

(돌아보며 소리치는 가이아. 하지만 미트론은 이미 사라져있다.)

가이아: ……또 만나, 아르테미스. 내가, 지금 뭐라고……? ……그보다 이제 돌아가야지.

가이아: 어느 쪽으로 가면 되지? 돌아갈 곳이 생각나지 않아…….

 

(주위를 둘러보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가이아. 처음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걸음은 느려지다 결국 넘어져 바닥에 대자로 눕고 만다.)

 

가이아: 뭐지, 이게…… 내가 소매 속에 계속 갖고 있던 건가? 어둠을 비추는 따뜻한 빛……. 이 얼음은 어째서 녹지 않는 거지? 녹지 않는 얼음, 정체된 속성, 따뜻한 빛…….

 

가이아: 그래, 이 목걸이는 그 아이가 준 거였어……. 분명 이름이……. ……린?

 

(목걸이가 빛나기 시작하고, 벌떡 일어나는 가이아)

린: 가이아!

가이아: 린!

린: 들렸어! 가이아, 거기 있구나?

가이아: 린, 난 여기 있어!

린: 기다려,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산크레드의 건블레이드로 어둠을 찢으며 진입하는 린)

 

린: 가이아…… 기억하고 있었구나?

가이아: 당연하지, 내가 약속을 잊어버린 적 있어?

 

(웃음을 터뜨리는 린과 가이아. 둘을 지켜보며 미소짓는 모험가)

 

가이아: 에덴에 축적되어 있던 에테르가 대지로 돌아왔구나. 세계를 재생시키려 했던 미트론의 마음과 함께…….

린: 이제 더 이상 '무의 대지'가 아니야. 여기는 새로운 미래가 탄생할 희망의 낙원……!

가이아: 과거에 환생을 했던 미트론과 알로그리프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기억을 되찾은 바람에 아씨엔으로서의 사명에 구속되어 버렸어……. 나처럼 모든 것을 잊어버린 채로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그래도 잊고 싶지 않고, 잊혀지고 싶지 않아. 되찾을 수 있다면 되찾고 싶어. ……그만큼 멋진 추억이었던 거지.

언젠가 다시 태어날 생명들의 이야기

린: ……이렇게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정말로 우리가 해냈군요. 이 경치를 모두에게도 보여주면 좋을 텐데……!

 

내가 꼭 전해줄게

▶ 가이아라면 만나러 갈 수 있을지도 몰라

 

린: 네에? 그래요!?

가이아: 아아…… 그러고 보니 아씨엔들은 차원을 넘어서 이 세계로 왔다나 뭐라나. 미트론이 그런 말을 말했었지. 아씨엔의 술식을 떠올리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미트론의 '접속'이 풀린 지금, 나 혼자만으론 어려울 거야.

린: 하지만 그건…… 가이아가 이제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는 뜻이지? 그럼 오히려 잘된 걸지도 몰라!

가이아: 그런데 린이 보여주고 싶다던 그 '모두'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던 산크레드랑…… 린의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라는 위리앙제 맞지?

린: 아니야, 반대야 반대!

가이아: 어머, 그래……? 아무래도 완전히 기억이 사라지진 않은 것 같은데 아직 머릿속이 좀 혼란스러워서……. 하지만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요정"의 목소리도 안 들리겠지. 막상 못 듣는다고 생각하니 좀 쓸쓸하네.

린: ……이제 슬슬 돌아가서 쉬자. 이 주변의 에테르도 안정적이 됐다고는 하지만 푹신푹신한 침대보단 못할 테니까!

가이아: 그럼 운전은 나에게 맡겨!

 

(망루에서 가이아와 대화)

린: 가이아도 참…… 얼버무리긴 했지만, 또 다리에 쥐날 뻔한 것 같던데. 나도 운전을 배워볼까?

린: 가이아, 운전 수고했어! 좀 쉴래?

가이아: 괜찮아, 고마워. 다 같이 떠들면서 왔더니 금세 온 것 같아.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가.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딱 좋을지도 모르겠어. 이거, 내 전용으로 살 수 있을까?

린: 부자……!

가이아: 그럼 모르드 수크로 돌아가서 '얄포트' 씨에게 보고하자.

 

(얄포트와 대화)

린: 여기로 돌아오면 안심이 돼요. 그곳도 언젠가 이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가이아: 여기 냄새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되지만……. 눈으로 본 거나 귀로 들은 것뿐 아니라 냄새도 기억의 일부분이 되는 경우도 있어.

얄포트: 어서 오십시오! '무의 대지'의 상태는 어떻든가요?

린: 많은 일이 있었지만…… 작전은 대성공이에요! 분명 앞으로는 더 넓은 지역에 걸쳐서 대지에 속성이 되살아날 거예요.

얄포트: 그것 참 잘된 일이네요! 슬슬 '무의 대지'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조사를 해도 괜찮을 것 같군요. 앞으로는 저희들이 경과 관찰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식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실은 저희 쪽에도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율모어에 조사를 의뢰했던 가이아 님의 가족에 관한 호적 정보가 발견되었습니다.

린: 정말이에요!?

얄포트: 사적인 내용이라 저도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가이아 님의 진짜 이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가이아: 미안하지만…… 그 이야기, 안 들은 걸로 할게.

린: 어……?

가이아: 이번 '무의 대지'에 관한 조사 작전을 통해서 정말로 많은 걸 알게 됐어. 나는 아씨엔 알로그리프의 환생이고 에덴은 빛에 삼켜져 모습이 변해버린 소중한 친구, 미트론이었어.

죄식자가 된 미트론은 100년 동안 혼자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은 채, 누구에게도 자신의 외침에 대답받지 못한 채…… 그런데도 끊임없이 알로그리프의 이름을 불렀어. 우리가 행복했던 그 시절과 같은 멋진 내일이 언젠가 올 거라고 믿으면서.

린: 그렇구나……. 미트론은 과거를 되돌리고 싶었던 게 아니라 정체된 현재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싶었던 거구나.

가이아: 그 목소리는 어디까지나 희망찬 소원이었어. 혼자 외롭게 100년 동안 키워왔던 희망의 씨앗. 단지 그 목소리에 대답해줄 사람이 없었을 뿐……. 나도 옆에서 이름을 불러주는 린이 없었더라면 미트론처럼 어둠 속에서 길을 잃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난 그 소원에 부응해서 희망의 씨앗을 싹틔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 가이아라는 이름으로 살고 싶은 거야. 언젠가 다시 태어날 생명들이 만날 이상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린: 가이아…….

가이아: 기껏 조사해줬는데, 미안해요.

얄포트: 아닙니다. 저희는 가이아 님의 의향을 존중합니다! 그럼 저희는 조사 지원 뒷처리에 착수하겠습니다.

린: ……자, 우리는 이제 뭘 할까?

가이아: 어머, 난 벌써 정했는데? 수정제 실행위원, 같이 하자면서? 신나게 분위기 띄워보자!

(웃으며 대화하는 린과 가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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